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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하반기 신차를 잇달아 내놓으며 내수시장에서 반전을 꾀하려 한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차는 아반떼와 K5, 스포티지 등 현대기아차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량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현대기아차는 이 차량들이 몇 년에 걸쳐 소비자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데다 완전변경 모델인 만큼 신차특수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내수시장에서 신차특수를 누리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면서 기대만큼의 신차특수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꾸준히 높은 인기를 누렸던 과거와 달리 2~3달 안에 신차특수가 모두 끝나버린다는 것이다.
◆ 신차 출시로 내수시장 반전 꾀하는 현대기아차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하반기 내수시장에 신차를 연이어 내놓는다.
현대기아차는 올들어 내수시장 점유율이 60% 초반까지 떨어지며 위기를 맞고 있는데 신차를 통해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려 한다.
현대차는 지난 3월 6년 만에 신형 투싼을 내놓은 데 이어 하반기에도 5년 만에 신형 아반떼를 출시한다.
기아차도 최근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신형 K5를 하반기에 출시한다. 5년 만에 출시되는 신형 스포티지도 9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이 네 차종은 각각 현대차와 기아차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아반떼는 1990년 출시된 이후 5세대까지 나왔다. 지난해까지 세계에서 1천만 대 넘게 팔린 현대차의 주력모델이다. K5도 기아차가 그동안 내놓은 승용차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이 팔린 차종이다. 투싼과 스포티지 역시 각각 현대차와 기아차를 대표하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단순한 신차가 아닌 만큼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도 신차에 거는 기대가 매우 높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2분기 이후 신차를 출시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증권 전문가들도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바닥을 쳤다며 신차로 실적개선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 투싼은 높은 인기를 이어가며 신차특수를 누리고 있다. 신형 투싼은 지난 3월 중순에 출시돼 영업일수 11일 만에 3천여 대 가까이 팔렸다. 4월 판매량은 5천 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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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올 뉴 투싼' |
◆ 현대기아차, 약해지는 신차특수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신차특수가 얼마나 갈 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과거와 달리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이 많아져 현대기아차가 신차특수를 누리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0여 종의 신차를 출시했다. 이 가운데 외관 디자인과 성능, 내장 디자인까지 모두 바꾼 완전변경 모델은 싼타페와 제네시스, LF쏘나타다.
현대차는 2012년 4월 7년 만의 완전변경 모델인 신형 싼타페를 출시했다.
싼타페 판매량은 신형 싼타페 출시 전인 3월 1500여 대에서 5월 7600여 대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싼타페는 6월에 1만 대 넘게 팔린 데 이어 7월에도 8천여 대 팔리며 신차특수를 이어갔다. 8월에 물량부족으로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9월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신형 싼타페는 9월과 10월에 다시 6천여 대, 7700여 대 판매됐다.
현대차가 2013년 11월 출시한 2세대 제네시스도 출시초반 신차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 출시 전인 10월 제네시스를 1천여 대 판매했지만 이듬해 1월부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신형 제네시스를 포함한 제네시스 판매량은 2014년 1월부터 3월까지 매달 3천~4천 대였다.
하지만 4월부터 신차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4월과 5월 각각 2900여 대, 2700여 대의 제네시스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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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사장(왼쪽)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신형 K5를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
◆ 국민차 쏘나타, 아슬란 신차효과 거의 못 봐
지난해부터 현대차의 신차특수가 더욱 약해졌다.
지난해 3월 출시된 LF쏘나타는 2009년 YF쏘나타가 출시된 지 5년 만에 선보인 완전변경 모델이다. 쏘나타가 국민차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신형 쏘나타 출시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LF쏘나타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4월 1만2천 대를 판매했지만 6월 판매량은 7천 대 아래로 급감했다. 8월 판매량은 5500여 대까지 떨어졌다.
신차특수가 2달밖에 가지 않은 것이다. 이전 모델인 YF쏘나타가 출시 6개월이 지났을 때에도 한 달에 1만2천 대 이상 판매된 것과 대조적이다.
그 뒤 현대차가 LF쏘나타의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택시용 LF쏘나타를 출시하면서 판매량이 6천대 수준으로 소폭 올라섰다.
아예 신차특수를 누리지 못한 차도 있다.
현대차가 수입차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야심차게 선보인 아슬란은 지난해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신차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아슬란을 출시하며 12월까지 6천 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해 아슬란을 2500여 대밖에 팔지 못했다.
현대차는 1분기에도 아슬란을 3천 대도 팔지 못했다. 현대차는 최근 지난해 생산된 아슬란 재고분에 한해 500만 원 이상 할인해주는 등 대대적인 할인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판매가 여전히 부진하다.
기아차가 지난해 내놓은 신차도 초반 반짝 인기를 누렸지만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신형 카니발은 6월 2700여 대 판매로 시작해 7월에 8740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8월부터 4800여 대로 판매량이 절반가량으로 줄었고 현재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형 쏘렌토 역시 출시 직후 계약대수가 8천 대를 돌파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였지만 생산차질로 실제 판매는 절반에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