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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꿈의 신소재' 상용화 방법 찾았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4-04 18: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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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연구의 신기원을 달성했다. 원장을 겸임 중인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그래핀 상용화를 앞당기는 합성 방법을 만들었다. 세계 최초 개발이라 더욱 뜻 깊은 결과다. 이번 연구를 통해 권 부회장이 그동안 독려했던 삼성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에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오현, '꿈의 신소재' 상용화 방법 찾았다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와 함께 대면적·단결정 그래핀을 합성하는 방법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방법으로 합성된 그래핀은 결정 1개로 구성되며 웨이퍼(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얇고 둥근 판) 크기만큼 면적이 넓다. 2006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 아래 삼성전자와 성균관대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나노 분야 중심 연구 프로그램의 성과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에 실린다. 사이언스가 논문 게재하기 4일 전 먼저 온라인 속보로 소식을 전할 정도로 연구 성공의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그래핀은 탄소로 구성된 이차원 벌집 구조의 나노물질을 뜻한다. 0.2나노미터(㎚)의 얇기와 현재 반도체 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높은 전자 이동도를 지녔다. 강도가 강철보다 강하고 열전도성과 신축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그래서 차세대 전자 제품인 휘는 디스플레이(플렉시블 디스플레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을 만들 때 쓸 수 있는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는 그래핀 상용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와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대부분 금속 기판 위에서 작은 그래핀을 합성해 크기를 키우는 다결정 합성법이 쓰여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핀을 전자 소자에 응용하려면 다결정보다 단결정이 유리하다. 전자 이동도가 높고 균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금속 기판 대신 게르마늄을 표면에 입힌 실리콘 웨이퍼를 그래핀 합성 소재로 사용했다. 게르마늄은 원자가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정렬됐기 때문에 이 위에서 성장시킨 그래핀도 일정한 방향으로만 연결된다. 또 게르마늄과 그래핀의 결합성은 금속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그만큼 웨이퍼에서 그래핀을 떼어내기도 쉬워 훼손 가능성이 낮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황성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무는 “이번에 발표한 단결정 그래핀 합성법은 그래핀을 전자소자에 응용하는 시점을 더욱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진행해 단결정 그래핀의 크기를 더욱 크게 만들어 상용화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오현, '꿈의 신소재' 상용화 방법 찾았다  
▲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성균관대와 공동 개발한 대면적 단결정 그래핀 이미지. 세계 최초로 게르마늄 기판을 이용해 만들었다. 이 기술로 그래핀 상용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런 성과는 권 부회장의 작품이기도 하다. 권 부회장은 종합기술원 원장을 겸임한 후 연구원들에게 “학술지에 본인의 성과를 알리기보다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여러 번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지면서 신성장 동력을 빨리 찾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종합기술원 연구원들이 전문 분야와 관련된 사업부 현장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권 부회장은 차세대 사업과 직결된 그래핀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2012년 5월 ‘2012 삼성증권 글로벌 인베스터즈 콘퍼런스’에서 “앞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이용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다”며 “삼성도 OLED 분야에 집중해 선도업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래핀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소재다. 그만큼 권 부회장이 그래핀 상용화를 추진할 필요성도 점점 높아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그래핀 상용화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24건의 그래핀 관련 특허를 출원해 국내 순위 1위를 달성했다. 국제적으로도 삼성전자의 그래핀 상용화 연구는 인정받고 있다. 영국 특허청이 지난해 내놓은 ‘2013년 그래핀 특허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그래핀 특허 210개를 출원했다. 여러 나라에 내놓은 특허를 하나로 계산한 ‘패밀리 특허’ 기준을 적용했는데도 상당히 많은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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