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 체결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3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다.
이 회장은 1년 반 동안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 매각 등 산업은행의 오랜 과제를 일사천리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남아있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한진중공업이 산업은행 밑으로 새로 들어왔고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도 아직까지 멀어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11일 취임 1년 반을 맞는다. 이 회장은 2017년 9월11일 취임했다.
1년 반 동안 산업은행의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기업의 구조조정이 큰 진전을 이뤘다는 점과 혁신기업 지원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산업은행의 과제로 전통 제조업 구조조정과 신산업 육성을 꼽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셈이다.
그동안 금호타이어 주인이 바뀌었고 대우조선해양도 현대중공업에 매각되면서 20년 만에 산업은행을 떠나 새 주인을 맞는다.
산업은행의 역할 변화는 지난해 말 이뤄진 산업은행의 조직개편에서도 잘 드러난다. 9부문 가운데 하나인 구조조정부문이 구조조정본부로 축소되는 대신 기존 혁신성장금융본부가 혁신성장금융부문으로 격상됐다.
이 회장은 상반기 안에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자회사도 세우기로 했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는 자회사에 맡기고 이 회장은 혁신기업 지원에 더욱 힘을 쏟기 위해서다.
1년 반 동안 숨가쁘게 달려왔음에도 여전히 난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안심하기 이르다. 현대중공업과 매각 본계약을 맺으며 첫발을 뗐지만 계약이 완전히 마무리되려면 최소 9개월은 있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과도기에 베테랑
정성립 사장 대신 이성근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맞는다.
이 부사장이 내부인사이긴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분위기가 워낙 뒤숭숭한 데다 현대중공업에 인수되기 전까지만 자리를 지키는 ‘시한부’ 사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직관리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떠오른다.
현대상선도
유창근 사장 대신 외부인사를 새 대표이사로 맞는다. 범한판토스 출신인 배재훈 대표이사 내정자를 놓고 경영 쇄신을 향한 기대와 함께 경험 부족을 놓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에게 남은 과제 가운데 가장 큰 건은 대우건설 매각이다.
이 회장이 그동안 여러 차례 남북경협이 잘 이뤄지면 대우건설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던 만큼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점은 다소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최대주주에도 오른다. 대우조선해양을 떠나보내자마자 조선사를 또 식구로 맞게 된 셈이다.
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최근 6874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확정했다.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가 기존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산업은행으로 바뀌고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도 경영권을 잃게 된다.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을 이끌 수장으로 이병모 전 STX조선해양 대표를 내정하고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