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선 코웨이 대표이사가 웅진그룹 품에 돌아온 ‘웅진코웨이’에서도 경영 리더십을 흔들림없이 발휘할까?
7일 코웨이에 따르면 이 대표가 안지용 웅진 전무, 윤새봄 웅진 전무, 채진호 스틱인베스트먼트 본부장과 함께 경영위원회를 새로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위원회는 신규사업 추진, 인수합병, 인사 등 경영과 관련해 굵직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사회 내부 조직이다.
그동안 경영위원회는 이 대표와 부재훈 MBK파트너스 대표, 박태현 MBK파트너스 부사장으로 꾸려져 있었다.
코웨이는 3월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안 전무는 사내이사로, 윤 전무와 채 본부장은 비상무이사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코웨이 경영에 참여하게 되는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경영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지분 인수작업은 22일 마무리된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웨이 이사회와 관련해 구체적 사항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MBK파트너스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던 코웨이에 영입된 뒤 실적 증가세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주인이 바뀐 뒤에도 대표이사 임기를 이어간다.
하지만 사모펀드가 대주주였던 코웨이와 달리 웅진코웨이는 오너체제로 지배구조가 확연히 바뀌는 만큼 이 대표는 새로운 경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험대에 오른다.
웅진코웨이는 이번 인수 과정을 거치면서 경영에 웅진그룹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하는 사실상 '삼두경영' 체제로 바뀌게 됐다. 이 대표로서는 과거처럼 경영에 관한 전권을 쥐고 결과로 평가받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하는 셈이다.
이사회에 합류하는 윤새봄 전무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현재 웅진에서 사업운영총괄을 맡고 있다. 윤 회장은 2018년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코웨이 경영권 인수를 놓고 발표하며 “내 자식을 되찾은 기분이다”라고 말할 만큼 강력한 애착을 보였다.
윤 전무는 윤 회장의 코웨이 인수의지를 이어받아 안지용 웅진 전무와 함께 코웨이 인수를 주도했다.
채진호 본부장이 몸담고 있는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코웨이 인수에 필요한 자금 1조7천억여 원 가운데 5천억 원을 지원한다. 채 본부장은 코웨이 외에 웅진씽크빅 이사회에도 참여한다.
시장에서는 코웨이가 웅진그룹에 인수되는 것을 놓고 부정적 시선이 많았다. 웅진그룹의 자금력이 탄탄하지 않은 만큼 코웨이가 웅진그룹에 인수된 뒤 웅진그룹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자금줄’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채 본부장이 코웨이와 웅진씽크빅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서 이런 시선이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윤 전무와 채 본부장 모두 코웨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의미도 있는 만큼 이 대표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가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며 해외사업을 더욱 확대하게 되면 이 대표의 코웨이 대표이사 연임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가 재신임 된 것은 코웨이의 해외사업 성과를 평가받은 결과라는 말도 웅진그룹 내부에서 나온다. 웅진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체제를 유지해 코웨이의 경영을 안정적으로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코웨이 경영을 맡은 뒤로 2016년 3분기 말까지만 해도 39만 개 정도였던 말레이시아 계정 수가 2018년 말 100만 개로 늘었다. 이 기간 해외사업 매출도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는
윤석금 회장의 코웨이 경영방향과도 일치한다. 윤 회장은 1월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청와대로 향하기 전 기자와 만나 웅진렌탈과 코웨이의 합병 뒤 경영전략을 질문받자 “해외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선 대표는 2019년 10월30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 대표는 단지 임기가 만료된 뒤 코웨이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것이라면 스스로 물러나 명예롭게 퇴진하는 것을 놓고 깊게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대표가 웅진코웨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일단 웅진그룹으로부터 신뢰와 함께 기회도 얻은 셈이다.
코웨이 실적 전망이 밝다는 점은 이 대표에게 큰 힘이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웨이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9145억 원, 영업이익 5490억 원 낼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봤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7.7%, 영업이익은 5.6% 증가하는 것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웨이가 웅진그룹에 인수된 뒤 재무적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실적 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라며 “코웨이가 해외사업을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하면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