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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뉴시스>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하림그룹을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김 회장은 11세 때 키웠던 병아리 10마리를 기반으로 총자산 4조 원이 넘는 하림그룹을 키웠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가 끝나면 총자산 5조 원을 넘기면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2016년 4월 공정거래위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지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집단은 총자산이 5조 원 이상인 기업이 지정된다.
이는 사실상 재벌이 된다는 뜻이다. 공정위는 올해 61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하림그룹은 닭고기 가공업에 관련된 계열사를 꾸준히 늘리며 몸집을 키워 왔다. 현재 닭고기 가공회사 하림과 홈쇼핑기업 NS홈쇼핑 등 상장회사 5개를 포함해 계열사 31개를 거느리고 있다. 하림그룹이 팬오션까지 합치면 현재 4조3천억 원 규모인 총자산이 5조 원을 넘어선다.
김 회장은 38년 전 세운 농장을 하림그룹으로 키웠다. 김 회장이 11세 시절 외할머니에게 받은 병아리 10마리를 시작으로 축산업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는 업계에 많이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당시 병아리 10마리를 모두 닭으로 키워 내다 팔았다. 그 돈으로 병아리 100마리를 샀고 다시 키워 팔았다. 김 회장은 이를 반복한 끝에 13세가 지나기 전 돼지 18마리를 샀다.
김 회장은 이리농림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78년 닭 4천 마리 규모의 황등농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는 농장을 세운 지 8년 만인 1986년 하림식품을 설립했다. 하림식품은 현재 하림그룹의 모태회사다.
김 회장은 2001년 천하제일사료 인수와 NS홈쇼핑 설립을 통해 하림그룹 회장에 올랐다. 하람그룹은 가축사료 생산과 사육부터 식품가공과 유통까지 일괄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나폴레옹이 썼던 모자를 26억 원에 낙찰받아 주목을 받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폴레옹은 1%의 가능성에도 도전하는 긍정적인 사람이라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며 “나폴레옹의 모자가 아닌 정신을 산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해 팬오션 입찰전에 ‘깜짝도전’해 인수에 성공했다. 그는 곡물을 실어나르는 벌크선을 운용하는 팬오션을 인수해 곡물 운송비용 절감과 유통망 확보를 통해 하림그룹을 세계 최대규모의 곡물회사 ‘카길’처럼 키우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팬오션을 인수하면 곡물을 사들여 운송하는 것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카길과 비슷한 사업구조를 보유하게 된다”며 “기업가는 모험심을 가지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미래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팬오션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무마해야 한다. 팬오션 주주들은 하림그룹이 제출할 변경회생계획안에 주식감자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감자가 계획안에 포함될 경우 주주총회에서 이를 놓고 표대결을 벌일 태세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를 끝내고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각종 규제를 받을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대기업집단이 될 경우 계열사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에 제한을 받게 된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금융회사에서 빌린 차입급이 늘어나면서 ‘2015년 주채무계열’에 포함됐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4월 말까지 하림그룹의 재무구조를 평가한 뒤 문제가 있을 경우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