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알뜰폰(MVNO)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알뜰폰사업에 뛰어든지 2년7개월이 지났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자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가 고객정보를 팔아 넘긴 사건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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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
홈플러스에 망을 임대해주던 KT는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16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알뜰폰 브랜드 ‘플러스모바일’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정리에 들어갔다.
홈플러스는 2012년 9월 별정통신사업 등록을 마치고 유통업계 최초로 알뜰폰사업에 뛰어들었다.
홈플러스는 직접 망 구축을 할 필요가 없어 초기투자자금이 적은 데다 전국 홈플러스 매장을 판매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알뜰폰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처음부터 알뜰폰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홈플러스는 KT 망을 대여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지만 지금까지 2만1천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뒤늦게 알뜰폰사업에 뛰어든 유통 라이벌 이마트가 6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데 비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홈플러스는 알뜰폰 가입자 확보의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저가 마케팅에 공을 들였는데 이는 수익성을 더욱 악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뜰폰시장 점유율 1위 CJ헬로비전도 아직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할 만큼 알뜰폰사업의 수익성 자체가 낮다”며 “알뜰폰시장에 참여한 업체가 28개나 되는 등 경쟁이 심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홈플러스가 고객정보를 불법으로 팔아넘긴 사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2011년 말부터 작년 7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진행한 경품행사를 통해 고객정보 712만 건을 입수해 보험사 7곳에 148억 원을 받고 팔았다.
도성환 사장은 이 일로 불구속기소되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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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시작 2년7개월만에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뉴시스> |
이에 따라 모기업인 테스코가 홈플러스에 대해 강력한 내부감사를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알뜰폰사업의 수익성이 도마 위에 올라 알뜰폰사업을 책임지던 본부장이 퇴사하는 등 사업기반도 흔들렸다.
홈플러스는 알뜰폰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존고객 2만1천 명의 사후처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이동통신망을 대여해 주던 KT도 기존고객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계약 당사자인 만큼 기존 가입자를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가입자 이관 논의까지 진행하지 않았고 KT가 최대 망 임대 사업자로서 협력할 부분은 힘을 보태기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