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는 축사 연사를 인물의 상징성, 메시지 등을 고려해 총장단의 협의를 거쳐 선정한다.
방 대표는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간 인물’로 선정됐으며 졸업생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꿈을 품자’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은 “방 대표는 서울대학교 법대를 진학하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원하던 미학과에 진학했다"며 "이후에도 원하는 음악을 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한 인물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오 총장은 "방 대표는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남이 시키는 대로 시류를 좇지 말고 자신이 가치있다고 믿는 일을 즐기면서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 대표는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미학을 전공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축사를 하게 된 만큼 단순한 연예기획자에서 벗어나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2월 초 미국 빌보드는 방 대표를 세계 음악시장을 이끄는 차세대 주역 25인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빌보드는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방시혁 대표가 결성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서구 대중음악에서 급부상했다"며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빌보드 200'에서 2개 앨범이 1위에 올랐고 미국 첫 스타디움 쇼를 연 지 한 시간 만에 표가 매진됐다"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음악계에서 작곡 능력, 아티스트 기획 능력 등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방탄소년단을 통해 한국문화, 한글을 세계에 전파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0월 정부로부터 ‘화관문화훈장’을 수여받았다. 정부는 ‘세계에 한류를 전파하고 한글을 확산한 공로'를 이유로 들어 문화훈장을 수여했다.
방 대표는 그동안 한글 가사를 이용해 음악을 제작하는 것, 젊은이들의 보편적 감정 등을 메시지로 담는 것 등을 철학으로 삼아왔다.
그는 2017년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케이팝이 영미권에서 낯설 순 있지만 음악의 경계가 점점 더 허물어지고 있고 있기 때문에 방탄소년단의 색깔을 지키면서 계속 음악을 할 것”이라며 “한글을 가사로 이용할 때 비교적 발음이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단어를 활용하는 등 세계에서 한글로 쓰여진 노래가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고민은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가슴에 태극기를 자수로 박은 국가대표가 된 듯한 느낌”을 지니게 됐다며 “가수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미국 회사와 계약해서 음반을 내면 그때부터는 케이팝 가수가 아니라 아시안 가수에 불과할 것”이라며 한국 고유의 문화와 한글을 계속 지닐 것을 분명하게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세계관을 기획할 때도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생각을 듣고 수평적 입장에서 콘텐츠를 만들었다. 또 세계 젊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소재로 했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노래에 나오는 ‘금수저’ ‘육포세대’ 등은 표현하는 단어가 국가마다 다를 뿐 그 의미에는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며 “보편타당한 메시지라면 언어의 장벽과 문화적 폐쇄성을 넘어서 소통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노래 가사뿐 아니라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구축해 ‘화양연화’ 시리즈로 뮤직비디오, 노래 등에 일관된 이야기를 담아왔다. 이 이야기는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으로 불린다.
화양연화는 일본 유명만화 ‘슬램덩크’에서 모티브를 들고왔다. 다른 고전 콘텐츠를 이용한 노래는 ‘피 땀 눈물’로 소설 ‘데미안’에서 내용을 빌려왔다.
방 대표는 “세상에 훌륭한 이야기는 이미 기원 전 5세기에 다 나왔다고 할 만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며 “기존에 이미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 관심을 쏟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일본 투어를 최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5월부터 북미, 남미, 유럽 등 8개 도시에서 스타디움 투어를 시작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