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손해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NH농협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RBC)이 손해보험업계 평균을 밑도는 만큼 오 사장이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급여력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능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8년 9월 말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42.8%다.
2018년 말 기준 NH농협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175.8%로 2017년 말보다 14.79%포인트 낮아졌다. 금융감독원이 권고하고 있는 150%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2022년 도입될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대비할 것을 고려하면 자본 확충이 필요한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신지급여력비율제도가 도입되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지금 수준에서 평균 100%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지급여력제도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손해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월~9월까지 손해보험업계에서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통해 1조2600억 원이 넘는 규모로 자본 확충이 이뤄졌다.
오 사장도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추가로 자본 확충 카드를 꺼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그동안 지원에 나선 NH농협금융지주에만 계속 의존하는 것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NH농협손해보험은 이미 2016년 9월에 1천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지급여력비율을 204.66%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NH농협금융지주의 증자를 통해 2천억 원이 넘는 자본을 확충하기도 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직접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손해보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보험 계열사에 관심을 쏟고 있는 만큼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한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지만 마냥 선심성 지원을 계속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NH농협금융지주와 보험 계열사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너지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레버리지 비율이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자본확충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우선 자구 노력부터 강하게 틀어죄고 있다. 지난해부터 보장성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부채 평가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고 저축성보험의 보험금은 매출이 아닌 부채로 인식되면서 재무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오 사장은 2019년 사업추진 결의대회에서도 “올해는 지속가능 경영기반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보장성 중심의 상품 확대로 영업체질 개선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NH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지난해 보장성보험 판매에 매진해 장기 원수보험료가 2017년보다 23.1% 증가하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를 냈다”며 “올해 보장성보험 강화를 위해 건강보험과 어린이, 운전자 보험 등의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