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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이어 유창근도 하차, 산업은행 자회사 대표는 '잘해야 본전'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2-22 16: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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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일주일 사이에 잇달아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두 사람은 모두 지난해 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932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성립</a> 이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9173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유창근</a>도 하차, 산업은행 자회사 대표는 '잘해야 본전'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과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

KDB산업은행 아래로 들어온 자회사를 이끄는 자리는 ‘잘 해야 본전'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애초부터 자체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부실한 상태로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들어오는 데다 세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공적자금 회수를 놓고 정부는 물론 여론의 압박도 심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창근 사장이 3월 현대상선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의를 밝히면서 산업은행을 비롯한 현대상선 채권단이 유 사장의 후임을 찾고 있다.

국내에 해운 전문가가 대부분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 출신인 만큼 새로운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CEO(최고경영자)가 선임될 가능성도 있지만 구체적으로 거명되는 인물은 아직 없다.

국내 해운업계는 다른 사람이 온다고 해도 현대상선이 과연 경영 정상화에 접어들 수 있을지를 놓고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대상선이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유 사장이 어찌할 수 없는 외부환경이 꼽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해운업 업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새 사장이 온다고 해도 당장 뾰족한 수는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현대상선을 향해 여러 차례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경영진 교체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산업은행 출신을 현대상선에 여럿 보내고 현대상선 경영진에 징계를 내리는 등 유 사장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압박의 강도는 매우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더구나 2015년 이후 진행된 해운업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 1위 한진해운 대신 2위 현대상선을 살려 놓은 정부의 마음은 급할 수밖에 없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산업은행에서 자꾸 방만경영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현대상선 내부에서도 억울하고 답답하다는 여론이 있었다”며 “특히 몇몇 사안을 놓고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언론에 나온 기사로 먼저 접하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정성립 사장 역시 최근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사장은 유 사장과 달리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어느 정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뒤에도 당분간 조직 안정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에 남을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최근 물러나겠다는 뜻을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에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7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역시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정 사장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돼 2017년 3월부터 2018년 5월까지는 임금도 전혀 받지 않고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에 힘썼다.

그러나 정 사장의 거취 역시 불분명하다.

정 사장이 먼저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하긴 했지만 정 사장이 올해 초만 해도 의욕을 보인 데다 지난해 말부터 다음 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으로 거명됐던 만큼 정 사장의 사의를 놓고 석연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사장이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빅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배제돼 이에 따른 반감에 사의를 밝혔다는 말도 있다.

정 사장이 회사에 남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다 해도 임기는 보장받기 힘들어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 인사가 대표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두 사람이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나기로 하면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일방적 소통방식을 문제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땅한 대체자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강도 높은 압박으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넘기는 과정에서 정성립 사장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는 없지만 가장 힘든 시기에 회사를 힘겹게 이끌어온 사람에게 예우는 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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