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투명 올레드(OLED) 패널을 앞세워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기회를 찾는다.
최근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시장은 운전자의 편의와 주행 몰입감, 오락적 요소 등을 높이기 위해 증강현실(A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패널이 주목받고 있어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적용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20일 LG디스플레이 관계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증강현실 구동이 가능한 자동차용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눈앞에서 바로 정보가 뜨는 글래스(안경) 타입의 디스플레이와 달리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눈과 일정한 거리가 있어 투명 디스플레이가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그 제품군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IHS마킷 등 시장 분석가들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글로벌 자동차용 올레드 수요가 연 평균 16.68%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 앞 유리에 운행정보를 나타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한 상태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내비게이션, 제한속도 등도 나타낼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이러한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활용되기 적합한 패널로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흐름 흐름과 발맞춰 자동차 앞유리에 바깥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시장 변화를 염두에 두고 LG디스플레이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중소형 올레드사업에 3조2천억 원가량의 투자를 결정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은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열세는 인정하지만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자동차부문 등에서 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올해를 잘 넘기면 2020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1월 초 개막한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19’에서 투과율 45%, 세계 최대 크기 12.3인치의 차량용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자동차 디스플레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명 올레드 패널의 핵심은 투과도가 높은 기판 소재와 회로 배선의 미세화를 통해 빛 투과율을 확보한 뒤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는 것이다. 특히 증강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100%에 가까운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증강현실 콘텐츠시장 자체가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현재 확보하고 있는 기술력으로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지위를 선점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앞유리를 통해 동영상을 보거나 쇼핑,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본격적 미래 자동차시장이 열리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투명 올레드 패널이 지닌 차별성도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말부터 중소형 올레드 생산라인인 E5공장에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품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CES나 세계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19’ 등에서 LG디스플레이의 자동차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홍보하고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힘써온 만큼 수요 확보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선보일 혁신 제품 가운데 하나”라며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완성도를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