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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이랜드그룹의 5조 차입금 대책 마련 나서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4-14 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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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리테일이 1조 원대 펀드를 내놓고 자산유동화 작업에 착수했다.

박성수 회장은 이랜드그룹의 차입금이 늘고 있는 반면 계열사별로 회수하는 금액의 차이가 커서 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박 회장은 이에 따라 이랜드그룹의 백화점과 아울렛 등 보유 부동산을 책임임차 방식으로 유동화해 자금조달에 나섰다.

◆ 1조 규모 펀드로 자산유동화 작업 착수

14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블라인드펀드 설립을 위한 투자제안서(IM)를 공제회와 보험사 등에 보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의 5조 차입금 대책 마련 나서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이랜드리테일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위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연평균 7% 이상 수익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유동화를 진행한 롯데쇼핑과 홈플러스보다 최대 1%포인트 가량 높다.

블라인드펀드 규모는 1조 원 정도다. 블라인드펀드가 설정되면 우선 이랜드그룹의 백화점과 아울렛 등 6천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부터 진행된다.

이랜드리테일은 보유한 부동산자산 11곳을 매각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매각이 확정된 자산은 뉴코아아울렛 동수원점과 인천점, NC백화점 평촌점과 순천점 4곳이다.

이랜드리테일은 블라인드펀드에 부동산자산을 매각한 뒤 재임대하는 책임임차 방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4년 가량이 지나면 매각한 부동산자산을 다시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도 행사할 수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새로운 백화점이나 아울렛에 투자할 수 있는 점포개발사업도 병행한다. 즉 이랜드리테일이 자산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점포개발사업을 다시 추진하면 블라인드펀드가 개발자금을 공동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번 펀드 설립은 기존에 이랜드리테일이 다른 점포에도 적용해 왔던 세일즈앤리스백(매각 뒤 재임대) 방식과 동일한 것”이라며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이랜드리테일뿐 아니라 이랜드그룹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에도 긍정적

박성수 회장이 이런 자산유동화작업에 나선 데는 차입금 규모가 커진 데 따른 대응책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이랜드그룹은 이랜드월드, 이랜드리테일과 중국법인이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나머지 계열사가 그룹 수익성에 기여하지 못해 그룹의 수익성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의 5조 차입금 대책 마련 나서  
▲ 이광일 이랜드리테일 대표
이랜드그룹은 연결기준으로 차입금 규모가 4조8천억 원에 이른다. 부채비율도 366%를 넘어섰다. 차입금 대부분이 1~2년 만기인 단기차입금 성격이라 상환에 대한 부담도 크다.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순차입금이 1조1213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높은 차입금은 이랜드리테일이 외형과 내실이 성장하는 데도 신용등급이 BBB급에 머문 요인이 됐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번 자산유동화 작업을 통해 내년에 진행하는 기업공개(IPO)에서 기업가치를 높이기도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리테일은 오는 12월까지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기 전에 차입금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이랜드그룹 부실 계열사는?

이랜드그룹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월드, 이랜드파크 순으로 많다. 이 가운데 패션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월드가 58%,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리테일이 26%의 매출을 차지했다. 이랜드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7조7647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랜드파크다. 이랜드파크는 이랜드그룹의 레저호텔사업과 애슐리, 자연별곡 등 외식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이랜드파크 지분은 이랜드리테일이 85.2%, 이랜드월드가 14.6%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매출 5890억 원을 올렸다. 연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2010년 흑자전환한 뒤 지난해 185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랜드파크에 레저호텔사업이나 외식사업 등 그룹의 대부분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어 자금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계속 계열사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12월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로부터 780억 원을 수혈받아 300%가 넘는 부채비율을 170%까지 낮추기도 했다.

이랜드파크의 자회사인 이월드 역시 수년째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월드는 영업손실이 2012년 36억 원, 2013년 59억 원, 지난해 35억 원을 기록했다.

이랜드파크는 2010년 테마파크 운영회사인 이월드(옛 씨앤우방랜드) 지분 38.63%를 120억 원에 인수한 뒤 꾸준히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뿐 아니라 이랜드월드도 산업은행과 약정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이월드에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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