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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정의선체제 위해 현대차그룹 부회장 세대교체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4-13 17: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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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정의선체제 위해 현대차그룹 부회장 세대교체  
▲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부회장단을 세대교체하고 있다. 부회장단의 숫자도 줄이고 있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좀더 젊게 재편해 조직의 변화를 꾀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부회장 체제를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2010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포함해 모두 14명까지 늘었지만 이제 8명으로 줄었다. 평균연령도 60대에서 50대로 낮아졌다.

특히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이나 가신으로 통하던 원로들이 대부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들이 물러난 자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채워졌다.

정의선 부회장은 부회장단 가운데 가장 오래 부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 부회장보다 먼저 부회장 직함을 단 임원은 남아있지 않다.

◆ 속속 물러나는 부회장들

정몽구 회장은 최근 이틀에 걸쳐 두 차례의 수시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 현대차에서 현대파워택으로 자리를 옮긴 김해진 현대파워택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하루 만에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던 안병모 기아차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대차그룹에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모두 6명의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3명이 그 자리를 채웠다.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지난해 말 8명으로 줄어든 뒤 계속 8명을 유지하고 있다. 김해진 부회장이 추가되면서 9명으로 늘었지만 안병모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하루 만에 다시 8명으로 줄었다.

현대차그룹의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부회장단의 규모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2010년 14명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최한영 전 현대차 상용차담당 부회장이 지난해 2월 물러난 데 이어 설영흥 전 현대차 중국사업담당 부회장도 지난해 4월 사임했다. 박승하 전 현대제철 부회장도 지난해 10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규환 현대로템 부회장과 김원갑 현대하이스코 부회장도 지난해 마지막 날 고문으로 물러났고 최근 안병모 기아차 미국생산판매담당 부회장도 퇴진했다.

◆ 부회장단 평균연령 60대에서 50대로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의 평균 연령도 적어졌다.

지난해 물러난 설영흥 전 부회장은 1945년생으로 퇴진 당시 나이가 70세였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떠난 최한영 부회장도 1952년생, 박승하 부회장도 1951년생으로 두명 모두 60세를 훌쩍 넘겼다.

한규환 전 부회장도 1950년생, 김원갑 전 부회장도 1952년생이다. 가장 최근 물러난 안병모 부회장도 1950년생이다.

반면 새로 부회장으로 선임된 인사들의 나이는 한층 젊어졌다.

  정몽구, 정의선체제 위해 현대차그룹 부회장 세대교체  
▲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우유철 부회장과 김해진 부회장은 둘 다 1957년생이다.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의 평균 나이는 정의선 부회장을 포함해 지난해 초 61.7세에서 현재 59.7세로 2살 가량 젊어졌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해 연말 현대차그룹 인사를 단행하면서 사장단도 젊어졌다. 부사장이었던 최성기 현대차 중국총괄,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이 모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가운데 이원희 사장은 연륜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현대차그룹에서 1960년대 생으로 처음 현대차 사장단에 포함됐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이사 대우 승진자 160명 중 34명을 연차와 상관없이 승진하는 발탁인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경력직으로 입사한 공영운 현대기아차 홍보실장과 조원홍 현대차 마케팅사업부장은 모두 1964년생으로 50세의 젊은 나이에 부사장에 올랐다. 특히 조원홍 부사장은 정의선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 모두 떠난 현대정공 출신들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 인사 등 그동안 현대차그룹에서 실세로 통하던 현대정공(현대모비스) 출신들이 하나둘 떠난 반면 몇 년 전 부회장 자리에 오른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안병모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부회장단에서 현대정공 출신은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정몽구 회장과 함께 지금의 현대차그룹을 만든 원로들의 시대가 사실상 끝난 셈이다.

안 전 부회장은 1977년 현대정공에 입사한 뒤 기아차 미국법인 사장과 기아차 캐나다법인 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정몽구 회장의 안 전 부회장에 대한 신임도 매우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아차 내에서 부회장 직함을 단 임원은 안 전 부회장과 이형근 부회장밖에 없었다. 해외임원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안 부회장이 두 번째다. 현대차그룹에서 정몽구 회장과 독대가 가능한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혔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현대정공 인사가 눈에 띄게 줄면서 이제 아무도 남아 있지 않게 됐다.

지난해 물러난 설영흥 전 부회장과 한규환 전 부회장도 현대정공 출신이다. 특히 설 전 부회장은 1994년 현대정공 중국사업총괄 고문으로 입사하면서 정몽구 회장과 오랜 인연을 쌓은 인물이다.

현대정공은 현대모비스의 전신이자 현대차그룹의 뿌리다. 현대정공 출신 인사들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동고동락하며 현대정공을 키웠던 만큼 정 회장의 신임이 매우 크다. 하지만 중심축이 현대모비스에서 현대차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 가신 떠난 자리 채우는 전문가들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부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윤여철 부회장, 신종운 부회장, 김용환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확실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것이다.

  정몽구, 정의선체제 위해 현대차그룹 부회장 세대교체  
▲ 윤여철 현대차 노무총괄담당 부회장
윤여철 부회장은 노무총괄을, 신종운 부회장은 생산개발과 품질, 상품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김용환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전략기획을 맡고 있다. 양웅철 부회장은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정 회장의 친정으로 통하는 현대정공 출신은 없다.

윤여철 부회장은 대표적인 현장형 인사다. 한동안 현대차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05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눈에 띄기 시작했다.

윤 부회장은 1979년 현대차로 입사해 이사로 승진하기까지 24년이 걸렸다, 하지만 그 뒤 2년 안에 상무에서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윤 부회장은 2008부터 2012년까지 현대차 노무총괄담당 부회장을 지냈지만 2012년 노조원이 분신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고문으로 물러났다.

그뒤 정규직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와 사내하청 노조의 전원 정규직화 요구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현대차를 구하기 위해 다시 투입됐다.

윤 부회장은 현대차의 노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다시 투입된 만큼 측근 경영이나 세대교체 등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현대차 안팎의 시각이다.

양웅철 부회장 역시 연구개발 분야 전문가다. 양 부회장은 1987년부터 미국 포드의 연구개발센터에서 근무하다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양 부회장은 2004년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전자개발센터 부사장으로 일을 시작해 아직 그룹에 몸담은 지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신종운 부회장 역시 1978년 현대차에 입사한 뒤 줄곧 품질담당 업무를 맡아왔다.

김용환 부회장은 정의선 부회장을 제외하면 가장 젊은 부회장이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내에서 학연이나 지연도 없고 현대정공 출신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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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정의선, 부회장단 가운데 가장 연차 높아


정의선 부회장은 현재 8명의 부회장들 가운데 가장 연차가 높다. 부회장들 중 정의선 부회장보다 더 오래 부회장 직함을 단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얘기다.

윤여철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복귀해 전체 부회장 재직기간이 정의선 부회장보다 짧다.

우유철 부회장은 지난해, 김해진 부회장은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나머지 부회장들은 정의선 부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승진했거나 1~2년 뒤 승진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2009년 8월, 신종운 부회장이 9월, 김용환 부회장이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형근 부회장도 이듬해인 2010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양웅철 부회장도 2011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정의선 부회장보다 2년 이상 늦다.

지난해 이뤄진 현대제철의 세대교체도 의미심장하다. 정몽구 회장의 박승하 전 현대제철 부회장에 대한 신뢰는 매우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박승하 전 부회장이 물러난 자리를 상대적으로 젊은 우유철 부회장이 채운 데 이어 현대제철이 연이은 합병으로 덩치를 점점 키우면서 정의선 부회장에게 더욱 힘이 실리리는 모양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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