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호타이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전 사장은 노조와 더블스타의 지지 속에서 대표이사 직함을 어렵지 않게 달았지만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 전대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전 사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주주인 더블스타와 경영 정상화방안을 논의하고 지원을 끌어내는 것이다.
사업 반등의 핵심인 중국에서 사업 정상화와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더블스타의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며 두 회사의 협력을 강조했지만 인수한 지 7개월가량 지난 지금까지도 구체적 협력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등 미온적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차이융썬 회장은 지난해 2월 산업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와 협력해 세계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호타이어는 몇 년 동안 어려운 상황과 마주했지만 더블스타와 협력을 통해 과거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의 협력을 얻어야 한다.
금호타이어는 중국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구조조정과 더불어 중국 내 유통망을 확보해야지만 타이어 판매 확대를 통해 중국사업 정상화의 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더블스타의 중국 내 대리점을 공유해 유통망을 넓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과 달리 아직까지 대리점 공유 관련해 진척된 점이 없어 전 사장이 더블스타와 논의를 서둘러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더블스타는 중국에서 4500여 개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어 더블스타의 지원을 받는다면 수월하게 중국 내 유통망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내에서 1500개 대리점을 확보하고 있는데 더블스타의 대리점 수가 더해지면 4배까지 유통망이 늘어나는 셈이다.
현재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는 원자재를 공동으로 구매하는 정도로만 협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더블스타와 원자재를 공동구매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 대리점 관련해서도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의 자금 지원도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더블스타로부터 받은 투자금 6463억 원 가운데 남아있는 금액은 1500억여 원으로 경영 정상화에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 투자금의 4분의 3 이상을 2분기 만에 사용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남은 자금도 사실상 1~2분기 안으로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전 사장 앞에 놓여 있다.
2018년 단체협약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금호타이어는 수주물량 감소로 공장 가동률을 유지할 수 없게 되자 광주, 곡성, 평택 3곳 공장의 감산 운영과 인원 전환배치 등을 단체협약에 포함했는데 노조가 반대하면서 단체협약이 마무리되지 못했다.
공장 운영 효율화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데 노조의 협력을 얻지 못해 경영 정상화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다만 2개월 동안의 경영공백을 전 사장이 메운 만큼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 과정에 속도가 붙을 공산은 크다.
전 사장이 중국 생산기술본부장으로 근무하며 중국 공장 관련한 역량을 쌓아왔다는 점도 중국사업 정상화 추진에 힘을 보탠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영업손실 규모가 줄어드는 등 경영 정상화 작업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전 사장은 대표이사로서 경영 정상화 과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