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김 전무가 한화에너지의 성장세에 힘입어 한화그룹 승계구도에서 입지가 더욱 다져지는 분위기다.
김 전무는 2019년 2월 현재 한화 지분 4.44%를 들고 있다.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은 각각 한화 지분을 1.67% 만큼 확보하고 있다.
김 전무는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단계에 있는데 경영권 승계를 원활하게 마무리하려면 결국 한화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 자금줄 역할을 한화에너지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에너지는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의 배당을 통해 김 전무에게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안겨주고 있다.
한화그룹의 오너 3세들은 에이치솔루션 지분 100%를 들고 있는데 김 전무가 에이치솔루션 지분 50%를, 김 상무와 김 전 팀장이 각각 25%씩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1646억 원, 2737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두 해 모두 500억 원을 배당했다. 2018년에도 2571억 원의 순이익을 낸 만큼 최소한 500억 원의 배당금을 책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배당금의 절반은 김 전무에게 돌아간다.
한화에너지는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집단에너지 자회사로 에이치솔루션의 종속회사 가운데 가장 큰 순이익을 내는 회사다.
2017년 한화에너지는 2421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두 번째로 큰 순이익을 낸 한화에스앤씨보다 30배가량 많은 금액이다. 말 그대로 김 전무의 곳간인 셈이다.
한화에너지는 설립 당시 열병합발전사업을 진행했으나 김 전무의 영향력 아래 현재는 사실상 태양광사업을 진행하는 사업형 중간지주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전무는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시작부터 이끌어 왔다. 김 전무에게 태양광은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한편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사업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김 전무는 앞으로 태양광사업의 확대를 위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는 800억 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태양광사업의 투자금액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너지는 최근 미국 하와이에 1570억 원을 들여 52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와 208메가와트시(MWh) 용량의 에너지저장장치가 함께 들어가는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계약을 따냈다.
사업의 경제성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파악할 수 없으나 건설이 끝나면 한화에너지가 20년 동안 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는 점에서 긴 시간 동안 상당한 이익을 거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는 하와이 태양광발전소뿐만 아니라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미국 네바다주, 일본 각지 등에서 모두 400메가와트 규모에 이르는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50메가와트와 152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성과 속에서 한화에너지는 2015년 처음 시작한 태양광사업이 현재는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내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