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2018년 발표한 100대 개혁과제에서 새 성장부문의 핵심 과제는 ‘2차전지 소재’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향후 5년 동안 10조 원을 신소재사업부문에 투자한다.
리튬은 포스코가 집중적으로 육성할 2차전지의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다. 2021년까지 리튬 생산능력에서 글로벌 상위 5위 안에 든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포스코가 리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리튬은 ‘하얀 석유’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기존의 '검은'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로 각광받는다.
리튬을 사용해 만드는 2차전지는 한 번 쓰고 나면 버리는 1차전지와 달리 충전하면 500번~2천 번까지 거듭해서 쓸 수 있어 수소연료 전지와 함께 주요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스마트폰 배터리나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데 쓰인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리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이 20~30g 정도인 것과 비교해 전기차 배터리에는 30㎏가량의 리튬이 들어간다. 포스코는 배터리용 리튬 수요가 2017년 13만6천 톤에서 2025년에는 57만6천 톤까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급증에 따라 최근 3년 동안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은 3~4배가량 상승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다 보니 리튬 확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리튬을 생산하는 일부 국가들은 리튬을 ‘자원전쟁’의 주요 수단으로 받아들이며 다른 나라로 유출을 경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2018년 세계 리튬 공급량은 23만 톤 정도로 추정된다. 세계 리튬 공급은 SQM, 알버말, FMC 등 이른바 ‘남미 Big3’와 티엔치, 간펑 등 중국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다. 포스코의 리튬 생산능력은 현재 2500톤 정도에 불과해 포스코가 단기간에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 회장은 포스코의 독자개발 기술인 리튬 직접 추출법 포스엘엑스(PosLX)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10년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포스엘엑스는 염호 리튬의 생산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리튬은 대부분 광석 혹은 염호 형태로 존재한다. 비싼 광석 리튬과 비교해 염호 리튬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개발여력도 크다. 하지만 생산기간이 1년 이상으로 길다는 단점이 있다.
포스엘엑스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에는 염수를 1년 이상 자연 증발시키는 방법으로 리튬을 생산했다면 포스엘엑스를 이용하면 염수에서 리튬을 곧바로 추출해 낼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탄산리튬만 생산할 수 있었던 기존과 달리 처음부터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함께 생산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포스코는 포스엘엑스를 이용해 2013년~2015년에 칠레 및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리튬을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2017년 2월부터는 탄산리튬을, 2018년 4월에는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고품위 수산화리튬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포스코가 고품위 수산화리튬을 공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매출을 늘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포스코에서 2021년부터 연간 3만5천 톤의 리튬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8년 2월 호주 필바라미네랄스와 연간 리튬 1만 톤 생산이 가능한 광석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2018년 8월에는 호주 갤럭시리소스와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광권 인수 계약을 체결해 연간 2만5천 톤 생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만약 필바라미네랄스와 합작이 성공한다면 추가적으로 2만 톤의 리튬 생산이 가능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