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9-02-08 17: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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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통신사업에서든 방송사업에서든 3위사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번 CJ헬로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시장을 새롭게 재편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게 됐다.
▲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다음주 안에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인수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1조 원 안팎의 가격에 CJ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를 인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사인 LG도 LG유플러스로부터 인수가격과 합병 효과, 시너지 등을 보고 받고 최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멘트 할 처지에 있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비록 유료방송 분야이긴 하지만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LG유플러스의 오랜 염원인 ‘꼴찌 탈출’을 현실화했다는 데서 CJ헬로 인수에 큰 의의를 둘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유료방송시장에서 통합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24.4%(지난해 상반기 기준)까지 올라가 단숨에 2위 사업자 자리에 오르게 된다.
기존 2위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13.9%)를 크게 따돌리는 것이고 1위 사업자인 KT(30.86%)와 격차도 좁히게 되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원래 시장 점유율이 11.41% 정도였다.
하 부회장은 취임 뒤 지속적으로 CJ그룹 측과 CJ헬로 인수를 위한 물밑접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주주총회에서 “LG유플러스가 다져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1등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는데 유료방송사업에서 이 목표에 한걸음 다가가게 됐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IPTV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CJ헬로 인수까지 이뤄낸다면 유료방송사업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며 “유료방송부문에서는 앞으로 업계 1위를 넘볼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영업이익도 몇 년 안에 SK텔레콤, KT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유료방송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유료방송 가입자 수를 기존의 두 배 넘게까지 확보해 ‘규모의 경제’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가 내놓는 콘텐츠를 더 많은 가입자들이 볼 수 있게 될뿐더러 콘텐츠를 수급할 때도 든든한 가입자 수를 내세워 콘텐츠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1월부터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는 넷플릭스 콘텐츠 역시 이번 가입자 확대에 힘입어 더욱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료방송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만큼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들도 분주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KT는 오래 전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타진해왔지만 최근 합산규제가 재도입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논의가 중단돼 있다. LG유플러스가 약진한다면 KT의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SK텔레콤도 인수합병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016년 CJ헬로 인수 직전까지 갔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