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미셀의 2번째 줄기세포 치료제 ‘셀그램-리버(셀그램-LC)’의 조건부 품목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지 못하면서 상업화에 차질이 생긴 것인데 김 대표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 김현수 파미셀 대표이사.
8일 파미셀에 따르면 셀그램-리버는 환자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한 뒤 주사를 통해 간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줄기세포 치료제다.
김 대표는 셀그램-리버를 상업화 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왔다.
셀그램-리버가 간이식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상태에 이르기 전 환자들의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업계에서도 셀그램-리버의 조건부 품목 허가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는데 줄기세포 치료제의 상업화를 향한 길은 역시 험난했다.
조건부 품목 허가는 생명을 위협하거나 한 번 발병하면 증상이 호전되기 어려운 중증의 질환을 지닌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임상2상 시험 자료를 바탕으로 의약품 판매를 허가하는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6년 안정성이 확인되고 치료 효과가 연구된 세포치료제 등으로 조건부 허가 대상을 확대했지만 그 뒤 조건부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는 지금까지 하나도 없다.
김 대표는 셀그램-리버의 조건부 허가 신청이 반려된 7일 파미셀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5천 명의 알코올성 간경화 환자가 사망한다”며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파미셀이 더 노력했어야 했지만 당국이 너무나 완강하게 치료의 확증적 결과를 요구해 조건부 허가의 문턱을 넘어설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임상시험 결과를 직접 진술하기 위해 1월29일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심의에 참여 신청을 했지만 거부당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파미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정보 공개를 청구하고 적극적으로 이의를 신청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것”이라며 “셀그램-리버가 조건부 허가를 받아 조건부 품목 허가를 규정한 법의 취지가 구현될 수 있도록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대한간학회에 셀그램-리버의 임상3상 시험을 의뢰할 계획도 밝혔다.
김 대표는 아주대병원 혈액내과 골수이식팀장으로 일하다 2002년 의사를 그만두고 파미셀을 세웠다.
파미셀은 현재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핵심사업으로 하는 바이오제약사업부와 의약중간체,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지니는 전자소재, 기타 산업용 정밀화학제품 등을 생산 판매하는 바이오케미컬사업부 등 2개의 사업부를 두고 있다.
김 대표는 기업인으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지만 파미셀 전체 매출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사업의 매출 비중은 18.3%에 그친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다각화가 절실한 것이다.
파미셀의 1호 급성심근경색 줄기세포 치료제 하티셀그램은 2018년 7월을 기준으로 누적 처방건수가 1500건을 넘어서며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환자의 수가 제한적이다.
급성심근경색은 심장질환 가운데 9.8%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파미셀의 셀그램-리버가 시판 허가를 받으면 국내 5번째 줄기세포 치료제가 되고 파미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2개의 줄기세포 치료제를 보유하게 된다.
셀그램-리버의 상업화가 성공하면 파미셀의 실적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간경병증은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오래되면 간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간암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암 가운데 하나다.
파미셀은 2016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 18억6600만 원, 2017년 44억5900만 원을 냈다. 2018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12억6100만 원을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