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SM엔터테인먼트와 맺은 단단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미디어사업에서 케이팝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자체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와 지상파3사의 온라인 플랫폼 ‘푹’을 통합한 뒤 새로운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는데 케이팝 콘텐츠로 이용자를 대거 끌어들여 새 통합 플랫폼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8일 SK텔레콤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엑소가 출연하는 웹예능 ‘엑소의 사다리 타고 세계여행 시즌 2’가 티저영상 조회 수만 53만을 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SK텔레콤은 엑소의 사다리 타고 시즌2를 자사 동영상 플랫폼인 옥수수에서 3월 말까지 단독으로 서비스한다.
SM엔터테인먼트와 오랜 시간 협력관계를 구축해 온 덕분에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뜸한 엑소를 섭외해 단독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은 2017년 자회사인 아이리버의 지분과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SMC&C의 지분을 상호교환하는 방식으로 SMC&C의 2대주주가 되는 등 SM엔터테인먼트와 끈끈한 관계를 다져왔다.
지상파3사와 함께 만든 통합 플랫폼으로 거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넷플릭스와 대결을 펼쳐야 하는 만큼 SK텔레콤은 방문자를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종편 채널인 JTBC와 CJENM의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데다 국내용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어 SK텔레콤은 콘텐츠 강화가 시급하다.
콘텐츠를 앞세운 넷플릭스의 공세는 이용자 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18년 12월 12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1월 34만명에서 1년도 되지 않아 4배 가까이 늘었다.
지상파3사의 콘텐츠를 장착한다고 해도 통합 플랫폼의 콘텐츠 경쟁력이 넷플릭스와 맞서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은 케이팝 가수들의 팬덤이 지닌 응집력을 활용하는 전략을 세웠다.
공연 영상이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등 인기 아이돌 그룹 위주의 케이팝 콘텐츠는 충성도가 높은 팬덤을 소비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비가입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SK텔레콤이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케이팝 콘텐츠를 강화하는 이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케이팝 콘텐츠는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소비자를 플랫폼으로 유인하는 데 목적을 둔다”며 “사용자가 플랫폼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진짜 목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SM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신사업을 함께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만큼 SK텔레콤은 5G가 도입되면 케이팝 콘텐츠를 활용한 이용자 유치에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레드벨벳 웬디를 실사화한 홀로박스를 구현해 가상의 인공지능 아바타를 선보였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9’에서는 NCT 재현과 해외팬이 SK텔레콤의 기술력을 활용해 가상현실 공간에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 5G가 도입되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의 콘서트나 공연 영상을 가상현실 콘텐츠로 만들어 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