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26일부터 2월7일까지 가상화폐 비트코인 시세 변동 그래프. <빗썸> |
가상화폐의 대장주 역할을 하는 비트코인 시세가 400만 원을 회복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1분기 가상화폐시장 최대 호재로 여겨지던 비트코인 선물거래 플랫폼 ‘백트(Bakkt)’의 출시가 미뤄진 데다 이더리움 하드포크 취소, 정부의 가상화폐 공개(ICO) 금지 등이 겹치면서 가상화폐 시세가 빠른 시일에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7일 오후 4시10분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1BTC(비트코인 단위)당 378만 9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거래소회사인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준비하고 있는 백트의 출시가 연기된 1월26일부터 비트코인은 단 한 번도 400만 원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는 1월24일 백트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승인 심사가 미국 행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으로 연기돼 백트 출시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승인 심사에 30일 이상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행정부는 1월25일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15일까지 올해 예산안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2차 셧다운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어 백트 출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는 백트 운영에 필요한 준비를 거의 마친 것으로 보인다.
백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백트가 다루는 '비트코인 선물상품'의 계약단위는 1BTC다. 계약기간은 1일로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후 6시까지 거래가 이뤄진다.
정산은 금이나 원유 등 상품 선물에서 사용되는 ‘실물 인수도’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물 인수도는 선물의 만기가 도래하면 최종결제가격에 해당하는 인수금액과 현물을 직접 교환하는 방식이다.
백트 이용자들은 ‘백트웨어하우스’라는 사이트를 활용해 돈과 비트코인을 교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이 실제로 있어야만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백트는 가상화폐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가상화폐 시세 안정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백트의 출시가 언제 이뤄질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상화폐 시세가 당분간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월 중순 가상화폐 이더리움이 하드포크(Hard Fork)를 취소한 것에 이어 정부가 1월31일 국내 가상화폐 공개(ICO)를 계속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드포크는 기존의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통해 가상화폐를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가상화폐 공개(ICO)는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와 비슷하다. 사업자는 새 가상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투자자는 새 가상화폐가 거래소에 공개되면 이를 사고팔아 수익을 낸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이더리움 하드포크 취소, 정부의 가상화폐 공개 금지, 백트의 출시 연기까지 모두 지난해 말 예측하지 못했던 악재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백트 출시를 제외하면 뚜렷한 호재가 없는 만큼 가상화폐 시세가 당분간 반등의 기회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