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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정진행, 현대건설 '1위 탈환' 자존심 내걸고 동분서주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9-01-28 16: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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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강한 프라이드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과거의 명성과 시장 1위를 되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건설명가의 재건’을 올해 목표로 내걸며 이렇게 말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12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진행</a>, 현대건설 '1위 탈환' 자존심 내걸고 동분서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2일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현대건설>

건설업계는 보통 국토교통부가 매년 7월 말 발표하는 시공능력 평가로 시장 순위를 따진다. 현대건설은 2014년 삼성물산에 1위를 내준 뒤 5년 연속 2위에 머물고 있다.

정 부회장이 1위 탈환을 노리고 있지만 2018년 성적표를 놓고 볼 때 앞으로 가야할 길은 멀어 보인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18년 시장의 기대보다 부진한 실적을 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2018년 실적이 부진했고 전략도 부재했다”고 평가했다.

조윤호 DB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건설은 경쟁 건설사와 비교해볼 때 2018년 매우 부진한 실적을 냈다”고 바라봤다.

현대건설은 2018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6조7309억 원, 영업이익 8400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매출은 1%, 영업이익은 15% 줄었다.

반면 삼성물산은 2018년에 건설부문에서 매출 12조1190억 원, 영업이익 7730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매출은 1%, 영업이익은 54% 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현대건설의 연결기준 실적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을 제외하면 두 회사의 실적 차이는 더욱 부각될 수 있다.

잠정실적만 발표된 상황에서 2018년 현대건설의 정확한 개별실적을 알 수 없지만 현대건설은 2018년 3분기까지 개별기준으로 매출 7조2428억 원, 영업이익 2627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 영업이익은 22% 감소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2018년 실적 희비가 엇갈린 점은 7월 말 발표될 시공능력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공능력 평가는 국토교통부가 매년 건설업체의 시공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를 기초로 시공능력을 평가해 공시하는 제도다.

평가결과는 발주자의 입찰 제한과 조달청의 도급하한제의 근거로 사용되는 등 일반적으로 건설업계의 순위를 나타내는 공신력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시공능력 평가 공시제도가 도입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동안 1위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이후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에게 1위를 잠시 내줬으나 2009년 다시 1위를 탈환하면서 2013년까지 5년 연속 1위를 지켰다.

하지만 2014년 삼성물산에 1위를 내준 뒤 2018년까지 계속 2위에 머물고 있다.

현재 시공능력 평가는 건설사의 최근 3년 동안 실제 공사실적을 평가하는 '공사실적 평가액'과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경영 평가액', 기술개발 능력 등을 정량화하는 '기술능력 평가액', 재해율 등을 따지는 '신인도 평가액' 등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2018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실적은 공사실적 평가액과 경영 평가액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는 현재 순위를 더욱 공고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실적 평가액과 경영 평가액이 전체 평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64%, 2016년 68%, 2017년 72%, 2018년 75% 등 매년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이 매년 1위를 지키고 있는 기술능력 평가액 비중은 31%에서 19%까지 낮아졌다.

정진행 부회장이 2018년 말 30년 만에 현대건설로 돌아와 건설명가의 재건 목표를 내걸었지만 시공능력 평가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건설에서 특별한 직책 없이 해외업무, 대관업무 등 대외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안에서 대표적 대관업무 전문가로 평가되는데 현대건설은 정 부회장이 온 뒤부터 정부 지원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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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정 부회장은 27일에는 이라크로 출국했다. 2월6일까지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등 현대건설 현장이 있는 중동 3개국을 돌며 중동사업에 힘을 싣는다.

중동은 국내 건설사들의 가장 큰 해외시장으로 2019년 플랜트 등 건설발주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1분기 25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유정 물 공급시설 프로젝트 수주 발표를 기다리고 있어 정 부회장의 이번 출장 성과가 기대되기도 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이번 중동 방문은 특정 프로젝트를 위한 것은 아니다”며 “중동시장의 전반적 프로젝트를 살피고 설날 명절에 현장 노동자들을 격려하는 등 여러 목적을 둔 중동 방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1위를 되찾자는 목표와 관련해서는 “시장 1위가 시공능력 평가 1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대건설이 업계의 맏형 격으로 자부심을 되찾자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현대건설은 과거로부터 벗어나 우리의 본연의 모습과 위상을 되찾을 때가 왔다”며 “경영진부터 앞장서 현대건설이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사라는 프라이드와 자신감으로 전력질주 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2018년 실적을 발표하며 2019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로 각각 17조 원과 1조 원을 제시했다. 2018년 실적보다 각각 1.6%, 19% 높은 수준이다.

2019년 신규 수주목표로는 24조1천억 원을 제시했다. 2018년 실제 수주 실적보다 26.6% 많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2018년 4분기 실적은 아쉽지만 우호적 수주환경에 변화는 없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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