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가 취임 첫 해 첫 달부터 쉽지 않은 상황에 몰렸다. 안으로는 롯데마트의 체질을 개선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밖으로는 상생 이슈로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문 대표가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리는 사장단회의에 참석한다.
문 대표가 롯데마트 대표에 오른 뒤 처음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만나는 자리인데 발걸음이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2018년 12월 이뤄진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롯데마트 대표에 선임됐는데 대표에 오르기가 무섭게 롯데마트 안팎에서 각종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마트가 협력업체들에게 5년 동안 물류비용을 떠넘긴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가 롯데마트를 대상으로 4천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말도 돈다. 롯데마트는 2018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70억 원에 그친다. 롯데마트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정위의 과징금은 막대한 타격을 안겨줄 수도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물류비를 떠넘긴 것이 아니라 정상적 물류 대행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중소 납품업체는 대형마트에 제품을 납품할 수 없게 된다”며 “이는 다른 대형마트회사도 다 마찬가지인데 다만 이를 물류대행 수수료로 잡느냐, 납품원가에 녹여서 회계에 반영하느냐 차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롯데마트를 향한 제재를 고려하는 것은 롯데그룹을 향한 정치권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것일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 정치권과 여론에서 갑횡포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22일에도 롯데갑질피해연합회장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그룹 계열사의 갑질로 피해 입은 기업을 구제하라”고 요구했는데 이 자리에는 롯데마트의 과거 협력회사였던 성선청과 대표도 참여했다.
추 의원과 롯데갑질피해연합회가 롯데그룹을 향해 목소리를 높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의당은 2018년 5월 롯데갑질피해신고센터를 열었고 연말에는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와 집회를 열기도 했다.
문제는 롯데마트로서도 상생기조에 발맞출 수 있을 만큼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 롯데마트 전경 이미지.
롯데마트는 국내에서 2018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80억 원을 냈을 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다. 때문에 문 대표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힘을 쓸 것으로 전망되는 작업도 롯데마트의 구조조정에 따른 체질 개선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마트가 2018년 4분기에도 적자를 보면서 연간 영업손실을 냈을 것”이라며 “최근 롯데마트의 대표가 교체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전략을 바꿀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상품군을 바꾸고 상품 가짓수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사업의 성장 전망은 불투명한 것이다.
해외사업도 성과가 썩 좋지만은 않다. 롯데마트는 소비 경기 둔화와 e커머스시장의 활성화로 인도네시아 소매법인이 수년째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초 발표한 신년사에서 "기존 사업구조와 업무방식을 완전히 혁신하는 비즈니스 전환"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나는 기본방침 아래 주변 공동체와 공생을 모색하며 기업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가 신 회장의 의지에 맞춰 롯데마트의 혁신과 공생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쉽지 않은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