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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대변인 자임한 우오현, SM상선 통해 해운업 재건 나서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9-01-22 14: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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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대변인 자임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21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우오현</a>, SM상선 통해 해운업 재건 나서나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2018년 5월17일 SM상선 북미서안노선 취항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해운업 진출 5년 만에 업계 대변인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 1위는 현대상선이지만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어 업계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꾸준히 해운업 역량을 키워온 우 회장이 해운업 재도약 과정에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오현 문재인에게 해운업계 요구 전달

22일 SM상선에 따르면 우오현 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해운업계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 회장은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만남에서 “해운업은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다”며 “하지만 규제 일부만 개선해도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우 회장이 요구한 내용은 회계기준의 변경이다. 해운사가 선박을 발주할 때 보통 90%는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현재는 이렇게 조달한 자금 모두가 부채로 잡힌다. 그러다 보니 해운사가 선박을 한두 척만 구입해도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부실기업 취급을 받게 되는 일이 생긴다.

우 회장은 대출로 선박을 인수하는 것이므로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건설업계는 임대 후 분양주택을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포함하는 회계기준 예외조항이 있다는 점을 비교대상으로 제시했다.

이를 두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장기 후순위채권 인수로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앞으로 장기 저금리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우 회장은 “돈을 더 달라는 게 아니라 발주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것”이라며 “자금을 구하러 다니는 건 기업이 하겠다”고 희망하는 바를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금 해양수산부 장관이 없는데 앞으로 장관을 통해 SM상선으로부터 관련 현황을 듣겠다”고 약속했다.

회계기준 변경은 국제기준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최 위원장이 확답을 하지 못하고 저금리자금 등의 방안을 제시한 이유다.

그러나 우 회장이 해운업계의 숙원처럼 여겨지는 회계기준 예외적용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SM상선은 출범할 때 필요한 선박을 다 확보해 현재 신규 선박 발주계획이 없다”며 “회사 차원의 의견이라기보다 해운업계 전체에서 느끼는 바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 회장의 발언 이후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18일 해수부와 해운업계가 모인 ‘해운산업 발전방안 논의 관련 워크숍’에서도 회계기준 문제를 놓고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우오현 해운업 진출 5년, 해운업 재건 한축 맡나

우 회장은 2013년 대한해운을 인수하며 해운업에 진출했다. 2016년에는 삼선로직스(현 대한상선)를 인수하고 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2016년 12월에는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인수해 SM상선을 설립했다. 세 곳의 해운계열사는 2017년 SM그룹 전체 자산의 37%, 매출의 30%, 영업이익의 47%를 차지하면서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해운업 대변인 자임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21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우오현</a>, SM상선 통해 해운업 재건 나서나
우오현 SM그룹 회장.

우 회장은 SM상선을 설립한 후 SM그룹이 아닌 SM상선 회장 직함을 달고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등 해운업을 향한 의지를 나타내 왔다. 

최근까지 SM상선의 신규 선박 발주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SM상선 매각설 등도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 회장이 대통령 앞에서 해운업계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해운업 확대 의지를 다시금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우 회장은 2018년 말 김칠봉 SM상선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대한해운 대표까지 겸임하도록 했다. SM상선은 현대상선 출신의 박기훈 부사장을 영입했고 대한상선은 SK해운 출신 윤흥근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2019년은 해운업계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내놓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2018년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조직개편과 인력 충원을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적선사 지원사업에 나선다.

1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주최로 열린 2019 해양수산 전망과 과제 대회에서 해양진흥공사는 올해 해운업계에 2조7천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가운데 신규 선박 지원과 자본 확충에만 1조2천억 원이 투입되는데 우 회장이 요구한 회계기준 변경이 이뤄지면 신규 선박 발주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해운업계와 경쟁을 위해서 국적선사끼리 손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협력과 통합을 통해 시장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고병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연구위원은 “과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협력 요구가 있었는데 협력하지 못해 결국 한 개 선사가 파산했다”며 “현대상선과 SM상선이 원양 항로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2018년 초 현대상선과 공동운항 등 협력을 제안했다. 현대상선의 거절로 협력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서 협력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면 우 회장의 협력 제안이 다시 빛을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M상선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물론 다른 곳과도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며 “선사 사이 협력이 나라에 도움이 된다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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