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를 위해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단순한 ‘1+1’을 넘어서는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17일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조 회장은 국내 생명보험시장 점유율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이른바 생명보험사 ‘빅3’에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 회장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바탕으로 보험업계의 판도를 새롭게 바꿔 업계 ‘톱3’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월 초에 주주총회를 열어 오렌지라이프를 14번째 자회사로 편입한다.
조 회장은 당분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각각 별도법인으로 운영하면서 금융지주안에 '보험사업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 회사가 순조롭게 운영된다면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소위 ‘빅3’ 구도에 균열을 낼 가능성이 높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 점유율은 각각 4.5%, 3.5% 정도로 단순합산하면 8%가량이다. 한화생명(12%), 교보생명(10%) 등 상위권 생명보험사의 턱밑까지 따라붙은 수준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을 합하면 한화생명보다 많고 수입보험료로는 교보생명을 앞선다.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지주가 2017년에 KB금융지주에게 내줬던 ‘1등 금융그룹’ 타이틀을 되찾아올 발판이기도 하다.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되면 순이익과 자산규모에서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를 다시 제치고 선두에 서게 된다.
조 회장이 생명보험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2조3천억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거둬야하는 부담도 크다.
신한금융지주가 그동안 진행한 인수합병 가운데 LG카드(7조2천억 원), 조흥은행(3조4천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은행과 카드가 신한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만큼 생명보험 역시 ‘들인 돈’에 걸맞은 제몫을 해야한다.
조 회장의 임기가 2020년 3월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가 조 회장의 연임을 향한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자칫 오렌지라이프가 그룹 시너지에 힘을 보태지 못하면 비은행부문을 추가했다는 명분만 남은 채 ‘오버페이(인수비용 과대)’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최근 조 회장의 채용비리 재판 및 남산 3억 원 사건, 그룹 자회사 CEO 대거 교체 등으로 안팎으로 어수선한 그룹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라도 2019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약진이 눈에 보여야 한다.
관건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단순히 ‘1+1’을 넘어서는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지 여부다.
조 회장은 이를 위해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을 신한생명 대표이사로 내정하면서 사실상 신한생명의 체질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신한생명 노조의 반발을 무릅쓰면서도 오렌지라이프의 유럽식 선진적 경영관리체계 및 성과 중심 문화를 신한생명에도 이식하기 위한 포석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은행계 보험사와 외국계 보험사라는 특징을 지닌 만큼 서로 조직문화가 이질적이고 사업적으로도 주력 분야가 다르다.
오렌지라이프 내부사정에 정통한 정 사장이 신한생명 대표이사를 맡아 우선 두 회사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조직통합을 위해 불필요한 요인들을 정리하고 새롭게 개척할 부문을 꾸리는 역할을 맡은 셈이다.
조 회장은 17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오렌지라이프의 합류로 대한민국 선두 금융그룹의 위상을 단단하게 다지는 동시에 미래를 향한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신한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긴밀하게 협력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