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상반기 출시를 앞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지만 초반부터 중국 화웨이와 레노버 등 경쟁사의 거센 추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접는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다양한 형태의 후속제품 출시도 적극 확대해 기술력을 차별화하며 차세대 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7일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막을 연 접는 스마트폰시장에 중국 화웨이와 레노버, LG전자와 애플 등 세계 여러 기업이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레노버는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협력해 이르면 2월부터 모토로라 브랜드로 접는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레노버는 2016년에 연 사업 설명회에서 화면을 접거나 둥그렇게 말 수 있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시제품으로 선보인 적이 있다.
레노버가 최근에는 접는 스마트폰의 개발 현황을 공개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의 예상대로라면 삼성전자보다 먼저 판매를 시작해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개발 중인 접는 스마트폰을 이르면 2월 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안에 출시를 계획한 것 외에 구체적 판매 일정과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CEO도 최근 독일언론과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PC를 대체할 만큼의 활용성을 갖춘 5G통신 기반의 접는 스마트폰을 늦어도 2019년 6월까지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업체뿐 아니라 LG전자와 애플도 이르면 내년부터 접는 스마트폰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BGR에 따르면 페데리코 카살레노 삼성전자 미국 디자인혁신센터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개발중인 접는 스마트폰은 애플이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제품보다 더 나은 사용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애플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경쟁사의 접는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앞으로 벌어질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접는 스마트폰의 하드웨어뿐 아니라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인터페이스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주력하며 경쟁사의 제품과 차별점을 확보하려고 한다.
김학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최근 삼성전자 공식 뉴스룸에 기고문을 내고 "삼성전자는 접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펼쳤을 때도 사용하던 앱이 끊김 없이 이어질 수 있는 직관적 사용경험 등의 개발에 상당한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접는 스마트폰이 갖춘 차별점은 최적의 사용경험"이라며 "파급력이 큰 기술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올해 상반기에 첫 접는 스마트폰을 출시한 뒤 해마다 다양한 후속제품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는 계획도 공개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화웨이, 레노버 등 업체가 출시를 준비중인 접는 스마트폰은 모두 화면을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한 번 접어 전체 스마트폰 크기를 절반 정도로 줄이는 제품으로 예상된다.
▲ 중국 레노버가 2016년 공개한 접는 태블릿과 스마트폰. |
하지만 앞으로 화면을 2~3번 접을 수 있어 디스플레이 크기 제약을 더욱 줄인 스마트폰이나 화면을 접는 대신 말아서 축소하거나 고무처럼 늘리고 줄일 수 있는 제품도 상용화가 예상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화면을 2번 접을 수 있는 새 형태의 접는 스마트폰을 이르면 올해 연말에 공개하고 판매를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 전무는 뉴스룸을 통해 화면을 말 수 있는 '롤러블'과 크기를 늘렸다 줄일 수 있는 '스트레처블' 스마트폰도 현실화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세계 스마트폰업체가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일제히 접는 스마트폰 출시를 앞당기는 데 온힘을 쏟는 동안 삼성전자는 더 많은 제품 출시를 준비하며 차세대 스마트폰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제로 롤러블 스마트폰 등의 제품이 기술 개발 단계인지 출시 검토 단계에 있는지 현 시점에서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