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블 TV는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현시점에서 개발할 수 있는 가장 독특한 형태의 TV다.
권 사장은 올레드 기술로만 구현 가능한 ‘롤러블 TV’를 통해 올레드 TV의 브랜드 이미지를 최대한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9’에서 공개한 롤러블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롤러블 TV의 CES 반응이 뜨겁다"며 "디자인과 활용방안 등의 제시가 명확했고 완전히 다른 형태의 TV이기 때문에 주목된 것"이라고 전했다.
올레드 TV는 LG전자 HE사업본부의 전략 사업으로 지금까지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며 성장해왔다. 권 사장은 올레드 TV 보급 확대에 집중해 2017년 HE사업본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LG전자 TV사업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삼성전자 QLED TV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마케팅 전략과 일본과 중국 등 TV 제조기업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LG전자 올레드 TV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2018년 4분기에 매출 15조7705억 원, 영업이익 753억 원이라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는데 증권업계는 이익 급감의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TV의 가격 경쟁 심화’를 꼽았다.
이에 따라 권 사장은 롤러블 TV로 세계에 올레드 TV의 경쟁력을 확실하게 과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롤러블 TV를 통해 올레드 TV의 차별성을 알리면 앞으로 일반 올레드 TV까지 낙수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올레드 패널은 액정과 백라이트 등이 필요한 LCD 패널과 달리 자체발광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때문에 휘거나 구부러지는 유연한 패널을 생산하는 데 유리하다.
LCD 패널은 백라이트와 컬러필터 등을 휘어지게 만들면서 전체 컬러와 밝기를 균일하게 맞춰야 하기 때문에 롤러블과 같은 곡률이 높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삼성전자의 QLED TV는 디스플레이 구현 과정이 사실상 LCD TV에 가까워 롤러블 TV 개발이 쉽지 않다.
▲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 제품 이미지.
다만 롤러블 TV를 놓고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업계는 롤러블 TV 가격이 500만 원 선까지 책정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호텔에서 열린 ‘CES 2019’ 기자간담회에서 “롤러블 TV는 경제성이 없다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사장은 롤러블 TV의 가격 경쟁력에 확고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권 사장은 “롤러블 패널 자체에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없고 세트 차원에서 구동 메커니즘을 위한 원가 상승요인은 있다”며 “초기에 어떻게 수율을 잡고 양산체제로 가느냐를 놓고 LG디스플레이와 충분히 협의하고 있으며 원가 경쟁력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의 롤러블 기술을 앞으로 여러 형태로 확대해 올레드 TV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권 사장은 “이번 롤러블 TV는 한 가지 샘플”이라며 “롤업 대신 롤다운, 바닥 대신 천장에 설치하는 롤러블 TV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