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19-01-10 17: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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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사업이 1년 전과 달리 대형 건설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을까?
▲ 2017년 6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모습. <연합뉴스>
10일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삼성물산 등 8곳의 대형 건설사들이 몰리는 데는 매년 재건축과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규모가 줄어드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2019년 국내 도시정비사업 규모는 20조 원 내외로 2018년 23조 원보다 3조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25조 원 규모에서 2년 만에 20%가량 축소되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주로 눈독 들이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도시정비사업 규모는 2019년 10조 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13조 원 규모에서 1년 만에 20% 이상 줄어드는 것이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 입찰에 참여 의사를 밝힌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서울 강남권에 매력적 사업장이 많이 있었는데 올해는 서울 강남권에서 반포주공1단지 3주구만한 도시정비사업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은 전용면적 72㎡ 1490가구 규모의 단지를 지하3층~지상35층, 17개 동, 2091가구 규모의 단지로 바꾸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8087억 원에 이른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은 2019년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서울 강남권 아파트 도시정비사업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2019년 서울 강남권에서는 강남구 대치쌍용1차, 서초구 방배삼익, 신반포18·19·21차 재건축조합 등이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들은 사업규모가 1천억~3천억 원대에 그친다.
범위를 서울과 수도권으로 넓혀도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3구역 재개발사업에 이어 사업규모가 2번째로 크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은 2017년 11월부터 3차례 입찰을 진행했으나 3번의 입찰 모두 HDC현대산업개발의 단독 참여로 유찰됐다. 결국 7월 수의계약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2017년에는 지금과 달리 서울 강남권에서 2조6천억 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을 비롯해 9천억 원대의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7천억 원대의 서초구 방배5구역, 5천억 원대의 서초구 방배13구역 등 대규모 재건축사업장이 많았다.
대형 건설사들은 당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다른 대규모 강남권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영업력을 집중하면서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에 힘을 쏟지 못했다.
2년 전만 해도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 견줄만한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장이 많았으나 2019년에는 그런 사업장이 없는 만큼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몰리는 셈이다.
▲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아파트 조감도.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이 원점부터 다시 진행된다는 점도 다수의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재건축사업은 사업 시작 전부터 한 건설사가 공을 들이면 다른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사업에서 새롭게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기존부터 관심을 보인 건설사를 꺾으려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런 측면이 부담스러워 신중히 참여를 결정한다”며 “입찰에 참여했다가 괜히 대규모 홍보비만 쓰고 들러리 역할만 하는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은 2017년 첫 입찰 때부터 HDC현대산업개발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사업장으로 알려져 사업 자체의 매력에도 대형 건설사들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입찰 직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벌어진 과열 수주전 양상으로 정부가 재건축사업의 단속 강화를 예고하면서 대형 건설사의 관심에서 더욱 멀어졌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이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을 취소해 특정 건설사의 선점 효과가 사라진 만큼 대형 건설사들이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셈이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은 10일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재건축조합에 시공 입찰 참여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대형 건설사는 8곳으로 늘어났다.
현재 시공능력 평가 1위인 삼성물산, 2위인 현대건설, 3위인 대림산업, 4위인 대우건설, 5위인 GS건설, 6위인 현대엔지니어링, 7위인 포스코건설, 8위인 롯데건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