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고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하락한 주가에도 우리은행 직원들로 이뤄진 우리사주조합의 지분 확대 덕에 지주사 운영의 발걸음이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증권업계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손 회장이 우리은행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잘 방어했지만 주가 하락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 회장은 이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주주의 지지를 확인하고 인수·합병 등에 필요한 자금을 더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설립과 관련해 우리은행 주식을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포괄적 이전하는데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식 수가 전체 주식의 약 1.69%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이 KB금융지주로 전환할 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인 11.38%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은행 주식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 마감과 거래 정지를 앞둔 7~8일 이틀 동안 약 4% 떨어져 1만4800원까지 하락한 점은 손 회장에게 아쉬움이 남을 만한 부분이다.
우리은행 주식은 8일 한국거래소로부터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될 정도로 공매도가 집중됐다.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1월9일부터 2월12일까지 거래가 정지되는 데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이 끝난 여파가 겹친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매도가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우리은행 직원들로 이뤄진 우리사주조합은 우리은행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8일 6.4%의 지분을 확보했다.
예금보험공사(18.43%), 국민연금공단(9.29%)에 이은 3대 주주에 오른 것이다.
손 회장은 그동안 공들여 온 노사관계 덕에 주가 부양이라는 큰 짐 하나를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직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외부에 실적 성장에 관한 자신감으로 비쳐질 수 있어 우리금융지주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직원들의 자사주 취득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매달 직원들이 10만 원 이상 자사주를 매입하면 자사주를 15만 원어치 더 매입해 얹어주고 있다.
손 회장은 직원들의 자사주 취득이 주가 부양은 물론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여 경쟁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은 장기적으로 우리금융지주 최대 주주에 오른다는 계획을 세울 만큼 우리금융지주의 성장을 확신하고 있어 자사주 매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필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정부가 예보의 지분을 판매한다면 우리사주조합이 이 가운데 일부를 인수해 우리금융지주 최대주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뛰어난데도 더욱 뛰어나려고 애쓴다는 뜻인 '정익구정(精益求精)'을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했다.
손 회장이 노사관계에도 이를 적용해 탄탄한 노사관계를 만드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