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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허인과 박홍배, 국민은행 파업으로 무엇을 잃고 얻었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1-08 17: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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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KB국민은행장과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번 KB국민은행 파업으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8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진행된 KB국민은행 총파업에 9천여 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 추산으로는 5500여 명이다. 회사는 물론 노조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도 많은 인원이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69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허인</a>과 박홍배, 국민은행 파업으로 무엇을 잃고 얻었나
허인 KB국민은행장과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이번 파업에 사회적 시선이 차가웠던 점을 보면 더욱 이례적이다. 특히 무려 19년 만에 이뤄지는 파업은 회사뿐만 아니라 노조와 파업에 참가하는 직원들 모두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처럼 참가율이 높은 이유는 신입행원과 여성행원 등 상대적 약자를 향한 차별적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노조의 명분이 공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홍배 위원장은 회사와 협상을 진행하며 줄곧 단순한 성과급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실제 노조는 협상 막바지에 회사가 3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신입행원에게만 적용되는 페이밴드(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를 폐지하고 비정규직이었던 여성행원들의 과거 경력 인정과 관련해 더욱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두 가지 사안 모두 박 위원장은 물론 노조 간부 대다수에게 해당사항이 없다.

반면 허인 행장은 이번에 얻은 것이 없어 보인다.

초반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으로 비춰지며 유리한 고지에 선 것처럼 보였지만 막판에 노조가 약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명분 싸움에서도 밀렸다.

노조는 앞으로 진행상황에 따라 모두 4차례 더 파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KB국민은행이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순이익 기준으로 1위 수성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잇딴 파업은 이미지는 물론 실적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허 행장은 노조위원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2017년 취임할 때부터 KB국민은행의 노사관계를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허 행장도 이런 점을 의식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노조는 경영의 한 파트너”라며 “서로 다른 부분을 진정성 있게 풀어내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19년 만의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지 못하면서 리더십도 큰 타격을 받았다. 전략 싸움에서도 밀린 것으로 보인다.

허 행장은 막바지에 노조에게 성과급 300%를 제안하면서까지 임금피크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상대방에게 패를 다 보였다.

KB국민은행 임원 54명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배수진을 쳤다는 점에서 파업이 불러올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허 행장 역시 할 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허 행장은 지금은 아니더라도 KB국민은행이 꼭 개선해야 할 임금피크제 일원화와 페이밴드 확대를 들고 나왔다. 특히 페이밴드 확대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던 시절부터 추진했지만 노조의 반대에 부딪쳐 번번이 무산된 사안이다.

허 행장으로선 노조의 반발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밀어붙인 셈이다.

그럼에도 높은 파업 찬성률과 파업 참가율은 허 행장에게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KB국민은행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찬반투표에서 파업 찬성률은 무려 95%를 넘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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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1-08 21:5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