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8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방문길에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방송그룹 CEO와 만나 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지상파 방송3사와의 미디어 플랫폼 합병을 발표한지 5일 만에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와 합작회사 설립을 알렸다.
박 대표가 SK텔레콤의 미디어사업을 맡고 있는 SK브로드밴드 대표를 겸직할 때 굵직한 투자를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속도는 예상을 뛰어 넘는다.
합작회사는 SK텔레콤에 큰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싱클레어는 미국 전역에 173개 TV 방송국과 514개 채널을 보유한 미국 최대 규모의 로컬 지상파방송사다. 2017년 시청 가구수 기준 시장 점유율 40%로 미국의 전국 단위 지상파방송사인 CBS, ABC보다도 높다.
박 대표는 이런 거대 방송그룹과 지난해 1월 미국 차세대 방송표준으로 제정된 ‘ATSC 3.0’ 기반의 미디어방송 플랫폼을 함께 개발한다.
ATSC 3.0 플랫폼에 사용될 미디어 기술과 관련 장비 공급까지 SK텔레콤이 맡는다.
싱클레어는 미국 시청자들이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에서 본인 취향에 맞는 광고와 VOD를 골라 보는 한편 달리는 차 안에서도 고품질의 지상파방송을 볼 수 있는 미디어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는데 SK텔레콤이 이를 구현하는 역할까지 맡은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싱클레어는 합작회사 성장을 견인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줄 것”이라며 “미디어 서비스를 싱클레어방송그룹의 방송국에만 공급해도 상당한 규모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미국에서 방송 솔루션 개발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다른 해외시장에서도 추가적 사업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디어사업 강화를 위한 박 대표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콘텐츠 강화라는 목표는 방송3사와 협력을 통해 어느 정도 달성했다. 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 ‘옥수수’를 MBC·KBS·SBS의 미디어 플랫폼 ‘푹’과 합치면서 양질의 콘텐츠 제작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방송3사와 함께 한류 콘텐츠를 들고 글로벌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와 미디어 솔루션에서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룬 만큼 박 사장의 다음 행보는 이용자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발표하기 직전이라는 말이 나돌고 KT의 딜라이브 인수설도 떠돌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표가 최근 던진 말이 심상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3일 옥수수와 푹의 인수합병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케이블TV 인수합병에도 당연히 관심 많다”며 “유료방송시장에서 재편을 원하고 있는데 SK텔레콤도 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