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발주하는 '마르잔(Marjan) GOSP-4'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유력한 참가자로 꼽히고 있다.
이 프로젝트 입찰은 2월 중순에 이뤄지며 계약 규모는 30억 달러 정도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이탈리아 사이펨(Saipem)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인도 L&T-아랍에미레이트 NPCC 컨소시엄', '미국 맥더못(McDermott)-중국 COOEC 컨소시엄' 등 2개의 다른 컨소시엄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노르웨이 해양전문매체 업스트림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 컨소시엄은 모두 강력한 제조 및 엔지니어링 역량을 지니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해양설비 건조에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지만 다른 컨소시엄들 역시 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가 사장이 대외 업무와 영업을 맡고 한영석 공동대표 사장이 노사관계 등 현장을 총괄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영업 측면에서 가 사장에게 가장 큰 과제는 해양플랜트 수주라고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해양부문에서 부담해야 하는 고정비가 연간 3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4년 만에 처음으로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하긴 했지만 4억5천만 달러의 소규모 프로젝트다보니 유휴인력 문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다.
회사 측은 당초 해양부문 일감이 떨어지면서 유휴인력의 구조조정을 추진했으나 2018년 임단협 과정에서 2019년 말까지 고용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아직 합의안이 찬반투표를 통과하지는 않았지만 노조 내부에서도 임단협을 빨리 끝내길 원하는 만큼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임단협이 마무리되면 가 사장은 영업활동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중공업의 2019년 해양부문 수주목표는 19억 달러다. 2018년 16억 달러보다 다소 높여 잡으며 각오를 보였으나 유가 하락을 감안하면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7일까지 7거래일째 올랐지만 여전히 4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을 추진하고 있다고는 해도 글로벌 경기 둔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유가 정책을 고려할 때 향후 유가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다.
김효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랜트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유가가 적어도 50달러 선에서 안정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불안한 상황에서는 활발한 발주를 기대할 수 없다"며 "국내 조선사들은 해양 인력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고정비 회수를 위해서라도 해양 수주가 회복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가 사장은 베트남 푸꾸옥페트롤리엄이 발주한 '블록B' 프로젝트에도 기대를 걸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 2018년 4분기에 결과가 나왔어야 하지만 일정이 미뤄졌다. 이 해양설비는 10억 달러 규모로 현대중공업 해양부문 수주목표의 절반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마르잔 GOSP-4 프로젝트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지만 규모 등이 어떻게 될지는 진행돼 봐야 알 것”이라며 “베트남 블록B 프로젝트는 결과가 언제 나올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