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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27일 제 33기 정기 주주총회을 열었다 <뉴시스> |
황창규 KT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비판 때문에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KT가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무배당 결정을 선언하자 소액주주들은 황창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주총장 밖에서 경영부진을 성토하는 노조의 집회도 열렸다.
KT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황창규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구조조정 비용 증가로 불가피하게 배당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KT는 지난해까지 주당 평균 2천 원의 고배당을 실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적자 2918억 원을 기록해 경영실적이 악화된 데다 명예퇴직자 위로비 등으로 1조2천억 원을 지급해 무배당을 선택했다.
KT가 무배당을 결정한 것은 2002년 민영화된 이후 처음이다.
KT의 이런 결정에 소액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일부 주주들은 “황창규 퇴진”을 외치기도 했다.
KT 직원주주들도 이날 주총에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정규직 직원의 비정규직화 반대’와 ‘강제퇴출’ 반대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KT의 한 직원주주는 “다음 구조조정은 우리들 차례”라며 “회사가 동원한 주주들이 소액주주의 제대로 된 목소리를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주총장 밖에서 KT 새 노조와 KT 민주동지회 등의 단체가 집회를 열었다.
KT 새 노조 관계자는 “이석채 전 회장이 망쳐놓은 KT를 황 회장이 그대로 이끌고 있다”며 “이 전 회장은 부동산을 팔아 실적을 채우더니 황 회장은 계열사를 팔아 실적을 채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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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이들은 이석채 전 회장 재임시절 불거졌던 KT비자금 및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조사를 촉구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대규모 조직개편 등을 통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며 “2015년은 KT가 1등 이동통신사가 되기 위한 한 해가 되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황 회장은 “KT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KT는 소액주주와 직원주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상정했던 안건들을 모두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KT는 이날 임헌문 KT 커스터머부문장과 박정태 KT 윤리경영실장 등을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KT는 현대원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장석권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정동욱 법무법인 케이씨엘 고문변호사 등을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KT는 또 박대근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와 정동욱 변호사는 감사위원으로 뽑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