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18-12-30 08: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이배수 한국전력기술 대표이사 사장이 2019년에도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원전 해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 이배수 한국전력기술 대표이사 사장.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전기술은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등으로 원전 수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적 회복이 쉽지 않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전기술은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등 최근 거론되고 있는 3곳 가운데 2곳의 원자로 설계를 동시에 따내야 2016~2017년 수준의 원전 관련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전기술은 국내 신고리 5,6호기와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이후 매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원전 설계 수주 건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한전기술은 현재 아랍에미리트 원전 설계 매출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고 신고리 3,4,5,6호기와 신한울 1,2호기 등 국내 원전 설계 매출 역시 점점 줄고 있다”며 “실적 개선을 위해 해외 수주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한전기술은 2018년에 매출 3695억 원, 영업이익 84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2017년보다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54% 줄어드는 것이다.
한전기술은 2014년 영업이익 600억 원대를 낸 뒤 좀처럼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2019년에도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인 매출 3659억 원, 영업이익 88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탈원전정책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국내에서 신규 원전 설계 수주를 따내지 못한 점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월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한전기술은 원전 설계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 지난 1년 사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줄어 위기에 빠졌다”며 탈원전정책을 한전기술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이 사장은 1954년 생으로 한전기술에서 플랜트사업개발처장, 중국사무소장, 경영기획처장, 기획마케팅본부장 등을 역임한 뒤 삼성엔지니어링 상임고문, 한국발전기술 부사장 등을 거쳐 2월 한전기술로 복귀하며 사장에 올랐다.
이 사장은 취임 뒤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아랍에미리트 원전의 장기 엔지니어링 용역사업(LTEA)과 고리 1호기 해체 종합설계 용역을 수주하는 등 원전부문에서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활로 모색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원전 해체 등은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한전기술의 단기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강동진 연구원은 “한전기술이 아랍에미리트에서 장기 엔지니어링 용역사업을 따낸 것은 긍정적이지만 바라카 원전 준공 지연으로 한전기술 매출 역시 지연되고 있다”며 “한전기술이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이 역시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파악했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새 성장 분야의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원전 수출, 국제핵융합 실험로(ITER)사업 참여 확대, 해외 노후 발전소 성능 보수(ROMM)사업 등의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