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사이언스파크’을 중심에 두고 ‘새 시대의 LG’를 준비한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첫 시무식을 LG사이언스파크에서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룹 총수로서 맞이하는 새 원년의 시작을 연구개발(R&D)단지에서 여는 만큼 그 장소가 지니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LG그룹 연구개발의 심장인 LG사이언스파크에 힘을 싣고 있다.
구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첫 공식 행보로 LG사이언스파크를 찾은 데 이어 시무식까지 이례적으로 연구개발 단지에서 열기로 하면서 LG사이언스파크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그룹 직원 700여 명과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를 LG사이언스파크로 낙점한 것이다.
구 회장 이전 선대 회장들이 일반적으로 그룹 본사인 LG트윈타워에서 시무식을 열어온 점을 감안해도 구 회장의 이번 결정은 구 회장만의 색깔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행보라고 해석될 수 있다.
그만큼 앞으로 LG그룹 경영에 있어서 4차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 개발과 이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가장 중요한 화두로 두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LG사이언스파크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4차산업혁명 시대에 LG그룹이 중요한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심 역할까지 함께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이 9월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4차산업혁명 공통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등을 우선 육성하고 전략적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는 11월 LG사이언스파크에서 계열사의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 활용 사례와 신기술 개발 현황을 공유하는 첫 번째 행사인 ‘제1회 LG AI 빅데이터 데이’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LG 연구개발(R&D) 관련 경영진과 LG그룹 계열사 내 인공지능 개발자, 빅데이터 분석 담당자 등 600여 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해 4차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LG 관계자는 처음으로 열린 빅데이터 데이를 놓고 “LG그룹 계열사 인공지능 기술의 우수 활용사례를 공유해 4차산업혁명 시대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와 협력해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분야 관련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스타트업 테크 페어’도 개최했다.
이 행사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자는 구 회장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연구개발 경영진이 대부분 참여했다.
LG사이언스파크 관계자는 “국내 중소 스마트업과의 성공적 협력모델을 구축해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를 놓고 “LG 미래 책임질 연구개발의 메카”라며 그 중요성이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 강조해왔다.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리는 이번 시무식은 구 회장이 지금까지 내비친 미래 청사진을 좀 더 확고하게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