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복 롯데로지스틱스 대표이사 부사장이 롯데그룹의 통합 물류법인을 이끌고 CJ대한통운 추격에 나선다.
20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물류 전문가인 박 부사장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 통합법인 대표로 선임해 물류업계에서 롯데그룹의 영향력을 확대를 본격화한다.
▲ 박찬복 롯데로지스틱스 대표이사 부사장.
롯데그룹이 박 부사장을 통합 물류법인의 대표로 선임한 데는 롯데그룹이 물류업계에서 약진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의지가 실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박 부사장은 롯데로지스틱스에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9년 동안 유통물류부문장을 지낸 롯데그룹의 물류 전문가로 꼽힌다.
박 부사장은 롯데그룹의 통합 물류법인의 대표로 선임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물류 경쟁력 강화’ 전략을 실현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2015년부터 롯데그룹의 새 성장동력이 전자상거래(이커머스)시장에 있다고 보고 이커머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 회장은 특히 물류 경쟁력을 온라인 유통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의 통합 역시 이런 배경에서 추진됐다. 롯데그룹은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를 아우르는 물류 통합연구소를 건설한 데 이어 올해 11월에는 충청북도와 충북 진천 은암산업단지에 초대형 물류센터를 건설하기 위한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물류업은 ‘규모의 경제’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대표적 사업으로 꼽힌다. 회사의 규모나 시장 점유율이 클수록 처리하는 물량이 많아지고 물량이 많아지면 한정된 자원을 최대의 효율로 배치하는 것이 쉬워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물류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CJ대한통운 역시 49%에 이르는 택배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강력한 운임 경쟁력을 확보해 점유율을 지켜나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가 합병해 탄생하는 새 물류법인의 가치는 약 3조 원 정도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시가총액은 20일 기준 3조8553억 원이다.
롯데그룹은 물류법인 통합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CJ대한통운을 추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박 부사장에게 맡긴 셈이다.
박 부사장이 물류업계에서 CJ대한통운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적자 탈출이 급선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3분기 매출 2800억 원, 영업손실 63억 원을 냈다. 2017년 3분기보다 매출은 0.6% 늘었지만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6년 12월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단 한 번도 영업흑자를 내지 못했다.
롯데로지스틱스가 물류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계열사 편의점 벤더사업을 통합법인 출범 이후에는 중단하기로 한 점 역시 부담이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이 사업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70% 정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단순히 두 기업을 합친 것보다 외형이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현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통해 온라인 유통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온라인 유통과 물류는 같이 발전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물류전문가인 새 CEO를 통해 계속해서 롯데그룹의 물류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