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지난해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렸다. 경기불안에 대비해 현금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금성 확보에서 삼성 현대차 SK 등 3개 그룹이 30대 전체 그룹의 현금성 자산 보유의 70%를 차지해 이른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
|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3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 상장사 171개사(금융사 제외)의 현금성 자산을 조사한 결과 총 157조7천억 원으로 전년 133조3600억 원 대비 18.3%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은 현금에 단기금융상품을 합산한 것이다.
삼성그룹이 30대 그룹 중 현금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혔다. 모두 60조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는데, 이는 전년도 42조8600억 원보다 무려 40%나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위롤 차지했다. 39조5천억 원으로 전년 34조6천억 원에 비해 14.2%나 늘었다. SK그룹은 3위인데 10조9600억 원으로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들 3개 그룹의 현금성 자산을 합치면 총 110조4800억 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의 70.1%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 66.3%보다 3.8%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4위는 LG그룹 9조1400억 원, 5위는 포스코그룹 7조6200억 원이었다. 포스코는 전체 자산규모에서 6위로 롯데에 뒤지지만, 현금성 자산 보유액에서 롯데를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이어 6위 롯데그룹(3조9400억 원), 7위 GS그룹(3조1800억 원), 8위 KT(2조3200억 원), 9위 한진그룹(2조1300억 원), 10위 현대중공업(1조92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상위 10대까지 현금성자산은 139조4천억 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의 88.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85.5%(114조 원)보다 2.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현금성자산이 18조2600억 원으로 전년 19조2800억 원보다 오히려 5.3% 줄었다.
이밖에도 대림그룹(1조8400억 원), CJ그룹(1조5600억 원), 금호아시아나그룹(1조5천억 원), 동국제강그룹(1조4500억 원), 두산그룹(1조4400억 원), 현대백화점그룹(1조2900억 원), 현대그룹(1조600억 원), 한화그룹(1조300억 원) 등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보유량이 가장 적은 곳은 동부그룹으로 2500억 원에 그쳤고, 신세계그룹도 3750억 원으로 그룹이 해체된 STX(3840억 원)보다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
|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개별 기업을 보면 삼성전자가 53조 원으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했다. 이것은 전년 36조2천억 원과 비교해 46.5% 많은 것이다. 2위는 현대차 21조7천억 원, 3위는 포스코 7조1천억 원, 4위는 현대모비스 6조6600억 원, 5위는 기아차 6조3500억 원이었다.
또 SK이노베이션(2조9600억 원), SK하이닉스(2조7900억 원), LG전자(2조7천억 원), LG디스플레이(2조3200억 원), 현대건설(2조1500억 원) 순으로 현금보유량이 많았다.
그러나 신세계인터내셔날(1억7천만 원), CJ씨푸드(2억7천만 원), 효성ITX(3억3천만 원)는 현금보유량이 1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