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전 한국수출입은행장이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로 정해졌다.
김 회장후보가 금융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은 평가받지만 시중은행 경영 경험이 없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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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
NH농협금융은 23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김 후보를 차기 회장후보로 단독추천했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김 후보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을 거쳐 수출입은행장으로 일한 경험 때문에 금융분야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은행, 증권, 보험 등에 모두 전문성을 쌓았고 국제금융 감각도 빼어나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회장후보로 추천된 뒤 “전임자인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회장 시절 쌓은 기반과 성장기조를 유지해 NH농협금융이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저금리로 떨어진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NH농협금융의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농협중앙회와 협력해 6천여 개에 이르는 영업망을 기반으로 농업이나 유통사업까지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김 후보는 NH농협금융의 농업 전문성을 살려 프랑스 크레디아그리꼴과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김 후보는 “크레디아그리꼴은 농업협동조합 금융기관에서 세계적 금융회사로 성장한 기업”이라며 “NH농협금융도 수익원을 늘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한다면 그만큼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이 됐다.
그는 금융감독위원회 증권감독과장과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그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거쳐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다.
NH농협금융에서 정통 관료출신를 차기 회장후보로 선임한 것은 최근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을 회장으로 뽑은 다른 금융지주회사들과 다른 행보다.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금융은 정부의 농업정책 예산을 다루는 등 다른 금융지주회사보다 정부와 관련이 더 깊어 관료출신 인사를 상대적으로 선호한다”며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회장시절 관료출신인데도 좋은 실적을 이끌어낸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2014년 2월 수출입은행장에서 물러났다.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가 퇴임 후 2년간 유관기관에 원칙적으로 재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김 후보는 이 때문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만 NH농협금융 회장이 될 수 있다.
김 후보는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선임된 뒤 4월24일 열리는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할 경우 정식으로 취임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