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자체 회계연도 2019년 1분기(2018년 9~11월)에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내년 반도체업황을 놓고 부정적 전망도 제시했다.
마이크론과 메모리반도체업황에 비슷한 영향을 받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미국 CNBC는 19일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1분기 매출과 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18일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장 마감 뒤 9% 가까운 하락폭을 보였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1분기에 매출 79억 달러, 주당 순이익 2.97달러를 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 주당순이익은 16% 줄어든 수치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출하량이 거의 늘지 않은 반면 평균 가격은 D램이 10% 안팎, 낸드플래시는 15% 안팎의 하락폭을 보이면서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2019년에 반도체 수요가 전반적으로 기존 예상치를 밑돌면서 공급 과잉이 지속돼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한 매출을 볼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놓았다.
마이크론과 메모리반도체업황 변화에 비슷한 영향을 받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및 내년 실적 전망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반도체 수요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환하며 반도체기업 전반의 이익 전망치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서버와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반도체 주문이 지연되고 가격 하락 압박도 커지면서 업계 전반에 큰 타격이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기업은 시설 투자를 최소화하며 공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반도체기업들의 공급 조절 노력이 실제로 업황에 긍정적 효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고객사들이 반도체 재고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재고가 점차 줄어들며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