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서부발전의 태안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원인 규명 과정에 유족을 포함해 조사의 신뢰성을 높일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되 국민들이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유족 측이 조사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것을 무엇보다 강조해 왔음에도 이런 사고가 계속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원가 절감을 이유로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용자 의무까지 바깥에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태안 뿐 아니라 비슷한 위험의 작업이 이뤄지는 발전소 전체를 오늘부터 점검하는데 발판 하나, 벨트 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펴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의 처리에 속도를 내 줄 것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법안을 정부 입법으로 11월 국회에 송부했다”며 “당정청은 적극 협력해 이 법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법 개정 법안은 도급인이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모든 노동자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급인의 책임 범위 확대, 유해 작업의 도급 금지, 위험성 평가 시 작업장 노동자 참여 보장 등 위험의 외주화 방지방안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태안발전소에서 사고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인 고 김용균씨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도 보였다.
그는 “태안 화력발전소에 입사한 지 석 달도 안 된 스물네 살 청년이 참담한 사고로 세상 떠났다”며 “희망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영면한 고 김용균씨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아픔으로 망연자실하고 계실 부모님께 가장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동료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모님이 사준 새 양복을 입고 웃는 모습, 손 팻말을 든 사진, 남겨진 컵라면이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사고를 당하기 두 달 전 ‘
문재인 대통령과 비정규직 100인의 대화’에 참가하기 위해 손으로 직접 쓴 ‘나 김용균은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라는 손 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