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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외국인에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조직 맡겨 체질 대수술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12-12 16: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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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조직을 총괄할 인물로 ‘외국인 임원’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선택했다.

비어만 사장은 그동안 고성능차 연구에만 집중했는데 대규모 리콜 발생이 이어지는 등 현대차그룹이 겪고 있는 차량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먼저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외국인에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조직 맡겨 체질 대수술
▲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현대차그룹이 12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시험·고성능차 사장이 연구개발본부 본부장을 맡게 됐다.

현대차그룹이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를 중용해 미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가 대내외적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는 품질 논란에서 해법을 찾기 위해 외부 인사인 비어만 사장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전격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2015년과 2017년에 미국에서 세타2엔진 결함과 관련해 170만 대가량을 리콜했는데 올해도 엔진뿐 아니라 에어백 결함 등으로 상당한 비용을 지출했다. 3분기에는 품질 관련 비용으로 5천억 원을 지출하며 시장 기대치를 대폭 하회하는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다.

이런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소비자협회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현대기아차의 비충돌성 화재 사고와 관련해 290만 대가량의 자발적 리콜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 검찰도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함께 현대기아차의 리콜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조사하고 있다.

기존 양웅철 권문식 등 두 부회장체제에서 품질 논란을 수습하지 못했던 만큼 두 부회장을 사실상 경질하고 이를 수습할 대안으로 비어만 사장을 투입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실시한 인사에서 현대기아차 생산품질담당을 맡은 여승동 사장을 고문으로 물러나게 하고 기존 생산개발본부장을 맡았던 서보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해 그 자리에 앉혔다. 

비어만 사장은 고성능차 전문가의 경험을 살려 현대차의 당면 과제인 품질 개선에 두 팔을 걷어 부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본부는 양웅철 권문식 두 부회장의 ‘투 톱체제’로 운영됐는데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연구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동안 연구개발본부 내에서도 두 부회장의 동거체제 탓에 연구개발에 비효율적 요소가 많았다. 하나의 연구개발 결과를 놓고도 두 부회장에게 제출할 보고서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비어만 사장은 정 수석부회장이 고성능 브랜드 ‘N’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2015년 BMW에서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고성능차 개발 총괄책임자를 지내는 등 제품 성능 강화에 역량을 갖춘 엔지니어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에 합류한 이후 단기간에 현대기아차 신차의 주행성능을 한 단계 키웠고 i30N과 벨로스터N 등으로 고성능차시장에서도 선전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닦았다. 

비어만 사장은 그동안 성과를 낸 고성능차 이외에도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는 물론 자율주행차까지 미래 자동차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눈앞의 과제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시장에 내놓을 다양한 모델의 개발이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현재 13종인 전기차 모델을 2020년까지 29종으로, 2025년까지 36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전기차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도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전기차를 가격 경쟁력을 갖춰 내놓는 것이 비어만 사장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어만 사장은 정 수석부회장이 새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힌 수소전기차의 개발과 생산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은 11일 현대모비스 충주 공장에서 열린 수소연료전지 제2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에서 수소전기차 대량 양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2030년까지 7조6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한 만큼 앞으로 시장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해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이뤄지는 셈인데 토요타 등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수소차 라인업 확대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

비어만 사장의 또다른 과제는 글로벌 완성차기업에 비해 다소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경쟁력 확보다.

현대차는 올해 평창 올림픽에서 수소차 ‘넥쏘’의 자율주행을 완벽하게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완전히 손을 떼고도 주행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미국 LA오토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완전자율주행차를 선보일 수 있는 시기를 2025~2026년경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폴크스바겐과 GM보다 시기가 최대 5년가량 늦어지는 것이다.

비어만 사장은 자율주행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등 외부와 적극적 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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