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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투자 늘려 D램 타격 만회 추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12-12 14: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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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예상보다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는 D램 가격 하락에 대응해 낸드플래시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틀고 있다.

D램은 수요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기술 발전에 따른 효과도 작은 반면 낸드플래시는 꾸준한 탑재량 증가와 새 공정 도입 성과로 전망이 더 밝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투자 늘려 D램 타격 만회 추진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일 "D램 가격이 내년 1분기까지 예상보다 가파르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낸드플래시 가격은 이미 충분히 하락해 안정적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시장에서 D램 평균가격은 4분기에 약 10%, 내년 1분기에 15%에 이르는 하락폭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2년 동안의 가격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해 초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에 업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낮고 오히려 내년부터 수요가 급증해 업황이 단기간에 회복될 공산도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해 D램에 들이는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비용을 축소하고 낸드플래시에 역량을 더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내년에 D램 증설 투자를 아예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에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월 4만 장을 더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백지화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의 내년 D램 투자도 기존 계획의 절반인 월 2만 장 수준을 늘리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에 들이는 투자는 계획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최근 92단 3D낸드와 QLC(쿼드레벨셀) 기반 SSD 등 새 공정 기술을 적용한 낸드플래시 신제품을 출시하고 양산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에 새 공정을 도입하고 초반에 양산 수율을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비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도 낸드플래시 전용으로 신설한 M15 반도체공장에서 96단 '4D낸드'와 QLC 기반 낸드플래시 등 새 공정 도입을 계획한 만큼 시설 투자에 들이는 금액이 갈수록 늘어날 공산이 크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4D낸드 공정 특성상 72단 3D낸드 등 기존 공정보다 시설 투자비가 많이 필요하다"며 "M15공장에서 예정대로 연내 초도 양산과 내년 본격적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D램의 급격한 가격 상승에 수혜를 봐 올해까지 2년 연속 최고 실적을 낼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D램의 지나친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급 물량이 급증했고 반도체 가격을 놓고 스마트폰과 서버업체 등 고객사의 반발도 커지면서 거센 역풍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은 낸드플래시의 경쟁력과 매출 기여도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낸드플래시 반도체는 D램과 비교해 중장기적 성장 전망도 더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폰과 서버 1대에 탑재될 수 있는 D램 용량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반면 낸드플래시는 용량을 사실상 무한정 늘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투자 늘려 D램 타격 만회 추진
▲ SK하이닉스의 96단 4D낸드 솔루션.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 최대 용량은 갤럭시S9가 256기가, 갤럭시노트9가 512기가였는데 갤럭시S10에는 최대 1테라바이트(1024기가) 메모리가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

서버업체들도 낸드플래시가 사용되는 SSD 저장장치의 탑재량을 늘리면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만큼 고용량 낸드플래시 수급을 적극 추진할 공산이 크다.

스마트폰과 서버 고객사들은 D램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것을 예상해 대체로 구매를 미루고 있는 반면 낸드플래시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낮아 본격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D램에 사용되는 미세공정 기술 발전이 한계를 맞은 반면 낸드플래시는 3D낸드와 QLC 공정에서 여전히 기술력을 높일 여지가 남아있는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도 연구원은 "내년부터 낸드플래시 공정 기술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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