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부산에 거점을 둔 롯데그룹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규제 완화와 관련 제도가 정비되면 인터넷전문은행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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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 관계자는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가 풀릴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을 세우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단계로 실행시기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인터넷을 통해 예금계좌 개설부터 대출까지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는 은행이다. 롯데그룹은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는 금산분리 규제에 막혀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 수 없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금산분리 원칙 아래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제한적으로 규제를 보완하고 비대면 실명확인을 허용하는 방안을 6월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의 교통카드 자회사인 이비카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인출기(ATM)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롯데피에스넷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할 자회사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세울 경우 부산지역의 금융기관과 연계서비스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 본사도 부산에 설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전담하는 롯데그룹에 일부 계열사의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신규 자회사의 본사를 부산에 두는 쪽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부산에 인터넷전문은행 본사를 세워 핀테크산업의 허브로 만들 계획이 있다”며 “부산에 선순환 금융시스템을 만들어 창업을 지원하거나 사업자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2001년 SK텔레콤, 코오롱, 안철수연구소(현재 안랩) 등 여러 회사와 함께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브이뱅크’ 설립을 시도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금산분리 규제 등에 가로막혀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