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말 조직개편에서 통신장비를 담당하는 네트워크사업부에 힘을 싣기 위해 수장 교체를 포함한 대대적 쇄신 작업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5G 통신장비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반면 주요 경쟁사인 화웨이는 보안 논란에 휩싸여 있어 삼성전자에 중요한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 모두 5G 통신의 상용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선 무선사업부는 5G스마트폰 출시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반등 계기를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미국 버라이즌과 AT&T 등 세계 주요 통신사에서 첫 5G 스마트폰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최근 확정해 발표했다.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미국법인 부사장은 "5G는 스마트폰의 잠재력을 지금보다 더 키울 수 있는 기술"이라며 "소비자들이 5G 스마트폰을 기꺼이 구매하도록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 조직개편과 보직인사에서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자를 수장에 앉히는 세대교체 인사도 계획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5G 통신장비시장에서 중국 화웨이가 주춤한 틈을 타 네트워크사업부장을 교체하며 빠른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새 사업전략을 짜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세계 통신사에 5G 통신장비를 공급하며 5G 스마트폰과 시너지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네트워크사업부의 쇄신에 나선 것은 화웨이 장비의 보안 논란으로 통신장비사업을 대폭 성장할 기회가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업체 통신장비의 보안 논란을 의식해 다른 기업의 5G 통신장비 도입을 추진하면서 삼성전자에 수요가 쏠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트워크사업부장 교체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이번 주에 발표가 예상되는 연말 보직 인사와 조직개편 방안이 나와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새 네트워크사업부장을 선임한다면 이에 맞춰 통신장비사업을 담당하는 인력을 대폭 늘리거나 5G 관련된 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등 대규모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
세계 통신사들의 5G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사업 규모도 대폭 확대될 공산이 커 네트워크사업부의 조직역량도 이전보다 훨씬 강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5G 관련된 사업이 스마트폰 외에 자동차 전장부품 등 다른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는 점도 5G 사업조직의 영향력이 갈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0년부터 삼성전자 통신장비사업을 총괄해온 김 사장이 떠나는 것은 자율주행차와 원격의료 등 새로운 분야에서 활용될 5G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나타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앞으로 5G 관련된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아 스마트폰과 전장부품, 의료기기 등에 적용되는 5G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주도하게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네트워크사업부가 전장부품 등 사업과 직접적으로 협업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IM부문을 '5G체제'로 전면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힌 만큼 연말 조직개편에 이런 계획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그룹이 8월 180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5G와 인공지능, 바이오와 전장부품에 모두 25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점도 5G사업의 핵심인 네트워크사업부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김영기 사장체제에서 LTE 통신장비의 공급 확대를 통해 세계로 고객사 기반을 넓히고 5G 통신장비 기술을 적기에 확보해 시장 진출을 앞당기는 성과를 냈다.
새 네트워크사업부장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4.4%에 그치는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5G 통신장비에서 강력한 성장 기회를 확보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김영기 사장의 후임으로 그동안 IM부문 차세대사업팀을 이끌며 5G 관련된 사업 진출을 다방면으로 준비해 온 전경훈 부사장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