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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큰 손' 김병주 한상원 송인준, 대기업 총수 못지않은 위상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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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큰 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57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병주</a> 한상원 송인준, 대기업 총수 못지않은 위상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송인준 IMMPE 대표.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사모펀드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주요 사모펀드를 이끄는 대표들의 영향력도 국내 대기업 총수 못지않게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PEF)의 경쟁력은 사람에서 나온다.

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인수와 매각 타이밍까지 절묘하게 짚어내야 하는 냉철한 분석력과 추진력이 자산이기 때문이다. 거래가 성사되는 과정에서 인맥을 비롯한 네트워크의 힘 역시 막강하다.

김병주, 아시아 1위 MBK파트너스 이끄는 ‘냉철한 승부사’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내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322조9462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보였다. 사모펀드 자산 규모는 2015년 말 20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4월 말 300조 원도 넘겼다.

올해만 해도 주요 인수합병에서 사모펀드가 큰 손 역할을 했으며 2019년에도 국내 주요 사모펀드에서 쏟아내는 매물만 20조 원 가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사모펀드시장은 김병주 회장이 이끄는 MBK파트너스, 한상원 대표가 이끄는 한앤컴퍼니, 송인준 대표가 이끄는 IMMPE가 수 년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김 회장의 존재감이 눈에 띄었다. 김 회장은 한동안 국내에서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서만 오렌지라이프와 코웨이 등 대형매각 2건에 성공하며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명성을 오랜만에 입증했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대체로 경기 흐름을 덜 타는 내수기업 가운데 안정적 수익을 내는 소비재기업을 사들인다. 소비재기업의 현금 창출력이 좋다는 점에서 대부분 사모펀드들이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지만 MBK파트너스에는 김 회장의 추진력이 더해졌다.

김 회장에게는 ‘냉철한 승부사’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그는 회사의 가치를 파악한 뒤 가치를 더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면 깊게 고민하지 않고 회사를 인수한다. 인수가격이 7조 원이 넘는 홈플러스 인수에서 그의 추진력을 엿볼 수 있다. 홈플러스는 지금까지도 국내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김 회장은 10세에 혼자 미국으로 건너가 학창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다. 골드만삭스에서 일했고 하버드대학교 MBA를 졸업했다.

1999년 칼라일그룹에 입사했고 칼라일그룹의 한미은행 인수를 성공시키며 업계에서 처음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5년 MBK파트너스를 설립하며 독립했고 홈플러스 인수를 통해 MBK파트너스를 아시아 1위 사모펀드에 올려놨다.

◆ 한상원, 한앤컴퍼니 집중투자와 장기투자로 산업 판도 바꿔 

한상원 대표가 이끄는 한앤컴퍼니는 2010년 설립돼 역사가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굵직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키며 MBK파트너스의 뒤를 잇는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한 대표의 전략은 ‘집중투자’와 ‘장기투자’로 요약된다.

한 대표는 기업을 싸게 사들인 뒤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데 그치지 않는다. 비슷한 업종의 기업들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고 기업과 산업의 가치를 모두 끌어올린다.

한앤컴퍼니는 2014년 한진해운으로부터 벌크선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에이치라인해운을 출범한 데 이어 올해 SK해운도 인수했다. 이에 앞서 웅진식품을 인수한 뒤에도 웅진식품의 시장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영식품, 동부팜가야 등도 사들였다.

한앤컴퍼니는 최근 웅진식품 매각에 나섰는데 예상가격이 3천억 원대 안팎으로 전망된다. 투자원금 1350억 원의 2배가 넘는다.

한 대표를 얘기할 때 시멘트도 빼놓을 수 없다.

한앤컴퍼니는 그동안 시멘트회사를 다수 사들이며 국내 시멘트산업의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한 대표가 시멘트기업을 인수하는 데 투입한 자금만 1조6천억 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 대표는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지도 매우 중요하게 따진다. 한앤컴퍼니 1호 펀드의 만기는 10년에다 연장도 가능하다. 조급해하지 않고 기업가치를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한 대표는 한앤컴퍼니를 설립한 이듬해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8천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혼자 힘으로 조성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한 대표 이전에 이런 성과를 낸 사람은 김병주 회장뿐이다.

한 대표도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예일대학교를 거쳐 하버드대학교 MBA 과정을 밟았다. 그 뒤 모건스탠리PE 한국대표와 아시아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냈다.

한 대표는 평소 정장 차림에 단정한 머리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다.

◆ 토종 사모펀드 자존심 IMM PE 이끄는 국내파 송인준

송인준 대표가 이끄는 IMMPE는 토종 사모펀드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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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인준 IMM PE 대표(왼쪽).

외국자본 비중이 높아 외국계 사모펀드로 취급받기도 하는 MBK파트너스나 한앤컴퍼니와 달리 국내자본 비중이 높은 데다 국내파 출신의 송인준 대표가 설립했기 때문이다.

송인준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공인회계사 출신이다. 1991년 글로벌 회계법인 아더앤더슨에서 근무했고 다양한 회사를 거쳐 2006년 IMMPE를 설립했다.

송 대표는 특히 인수한 회사의 경영을 세세하게 직접 챙기는 ‘밀착 경영’으로 유명하다.

IMMPE가 2010년 6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자동차와이퍼 제조기업 캐프는 2013년 김영호 IMMPE 부사장이 대표를 맡은 뒤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13년 인수한 할리스커피도 김유진 IMMPE 이사를 대표로 맞은 뒤 실적이 가파르게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화장품회사 에이블씨엔씨에도 이해준 IMMPE 부사장이 대표로 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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