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 계열사 인사를 어떻게 진행할까?
손 행장이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임원인사에서 세대교체를 강조한 것과는 달리 우리은행 계열사 인사에서는 안정과 경험을 우선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손 행장은 우리은행 계열사 인사를 조만간 실시한다.
손 행장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인사에서 부행장급 10명 가운데 9명을 교체하고 경력은 짧지만 능력이 우수한 임원을 대거 승진하는 파격적 인사를 실행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하지만 손 행장이 우리은행 계열사 인사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도 혁신만큼 중요하기 때문인데 손 행장이 앞선 인사에서 혁신의 뜻을 보인 만큼 계열사 인사에서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금융지주들이 은행에서 지주사로 전환할 때 보여준 모습이기도 하다.
KB금융지주는 지주사로 전환한 2008년에 부행장 11명 가운데 5명을 바꿨지만 KB투자증권, KB부동산신탁 등 계열사에는 경력을 갖춘 영업본부장급(이사급) 인사를 앉혔다.
이런 흐름을 감안한다면 손 행장은 계열사 인사를 두고 유임이나 내부 이동에 무게를 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계열사 가운데 내년에 대표이사의 임기가 끝나는 곳은 우리종합금융(3월) 우리에프아이에스(11월), 우리카드(12월) 등이다.
이 가운데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최악의 신용카드 업황에서도 ‘카드의 정석’을 흥행시키며 우리카드의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지난해보다 할부신용판매가 20%대로 늘어난 곳은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반면 우리종합금융과 우리에프아이에스에서는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우리종합금융은 손 행장이 비은행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증권사로 전환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현재 부행장급인 김재원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보다 중량감 있는 부문장급 인사가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조운행 전 영업부문 부문장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산 시스템 개발을 맡고 있는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손 행장의 디지털 강화 전략에 맞춰 부행장급인 조재현 대표이사에 이어 부문장급이 대표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연 전 국내부문장이 거명되는 가운데 전산부문의 특성을 감안해 외부 인사의 영입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계열사 인사를 두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늦어도 28일 주주총회 전까지는 계열사 인사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