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의 새로운 비전 ‘with(더불어 함께하는) 포스코’의 궁극적 목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기업시민 포스코의 이미지를 세우는 데 개혁의 방점을 찍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사내방송을 통해 “앞으로는 포스코가 이익을 내는 경제주체의 역할을 넘어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갈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적 가치는 브랜드 가치의 상승에 따라 자연스럽게 동반된다고 봤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최근 ‘상생’을 실천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내년부터 포스코가 창업을 지원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을 운영하기로 한 데 이어 2일에는 포스코 등 5개 계열사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7771억 원의 동반성장 지원금도 출연하기로 했다. 포항과 광양에 ‘벤처밸리’ 조성도 추진 중이다.
11월 말에는 포스코 창립 이래 최초로 사외이사 기업설명회도 열었다. 기업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가 직접 주주를 만나 기업지배구조 현황과 이사회 역할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2019년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포스코가 그동안 각종 정격유착과 비리 논란에 시달려온 만큼 최 회장이 시민사회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 회복에 나선 것으로 여겨진다.
최 회장은 11월5일 개혁과제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제약사인 독일 바이엘은 레벤쿠젠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제1시민'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고 인도의 타타 또한 150년 전부터 기업시민이란 말을 빈민 구제에 앞장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포스코도 앞으로 시민에게 사랑받고 시민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시민이란 개인처럼 기업에게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와 책임이 주어진다는 뜻이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도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적 종합화학회사 듀폰그룹의 회장을 역임한 채드 홀리데이는 2005년에 이미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10년 내로, 아니면 더 이른 시일에 우리는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 문제 등 지속가능성 요소를 경영에 얼마나 잘 적용했는지가 성공적 글로벌기업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최 회장이 꿈꾸는 '100년 기업 포스코'의 길에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 완수가 중요한 숙제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포스코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커온 만큼 이해관계자인 지역사회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 회장은 최근 포스코 경영연구원(포스리)을 이끌 외부 전문가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향후 사회공헌이 동반되는 '상생경영' 연구에 더 힘을 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