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증권가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을 피해갈까?
KB증권 사장이 조만간 결정된다.
▲ 윤경은 KB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전병조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증권의 각자대표체제를 손 볼 가능성이 떠오른다.
KB증권은 합병 초기 안정화를 목적으로 현대증권 출신의
윤경은 사장과 KB투자증권 출신의
전병조 사장의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돼 왔는데 현재 조직과 실적이 비교적 안정돼 단독 사장이 선임될 토대도 마련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 회장은 지난해 말 물갈이 인사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일단은 조직 안정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올해도 조직 안정에 방점이 찍힐지는 미지수다.
최근 증권가는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였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앞으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입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서 투자금융(IB) 강화 등 새로운 먹거리 마련이 국내 증권사들의 공통과제로 떠오른 점 역시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NH투자증권이 정영채 사장을 CEO로 선임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 역시 12년 만에 대표이사를 정일문 사장으로 교체했다. 두 사람 모두 투자금융(IB) 전문가다.
증권가에서 투자금융(IB) 전문가를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런 흐름을 놓고 보면
전병조 사장이
윤경은 사장보다 유리해 보인다.
전 사장은 2008년 공직을 떠나 NH농협증권(현재 NH투자증권) IB부문 전무로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다.
그 뒤 2012년 KDB대우증권(현재 미래에셋대우) IB부문장으로 이직했고 2013년 1월 IB부문 대표 부사장도 지낸 IB 전문가다. KB증권에서도 IB부문을 맡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들어 IB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3분기 채권발행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수수료 수익만 100억 원 넘게 거두며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하반기 들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만 아시아나IDT를 포함해 모두 6개 회사의 기업공개를 주관하며 2614억 원의 공모 주관 실적을 달성했다.
전 사장이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투자증권 출신이라는 점 역시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KB증권 내부에서 새로운 인물이 승진해 사장으로 선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KB증권 내부에서는 IB 전문가로 오보열 부사장과 김성현 부사장이 꼽힌다. 두 사람은 각각 IB부문장과 IB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
둘 다 부사장이지만 오보열 부사장이 부문장으로 본부장인 김성현 부사장보다 선임이다.
오 부사장은 1961년생으로 현재 KB금융지주 CIB총괄 전무와 KB국민은행 CIB고객그룹 전무도 맡고 있다. 김성현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KB투자증권에서도 IB총괄부사장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공현무 홀세일부문장이 KB증권 내부 출신으로 유력한 사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공 부사장은 법인영업에 특화된 전문가로 꼽힌다. KB증권의 홀세일(기관과 법인 등에 금융상품 판매)부문을 총괄해 실적 호조에 기여했다.
아예 외부 출신이 영입되거나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출신이 사장으로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인사에서는 KB자산운용에서 이현승 현대자산운용 대표가 영입돼 조재민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았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신용길 전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과 김윤태 전 KB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 사장도 외부에서 사장으로 영입됐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20일경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 인사가 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