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연말 정기인사가 임박하며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보인 SK하이닉스의 임원 승진자 수도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SK하이닉스가 내년부터 낸드플래시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계획을 세운 만큼 관련된 외부 출신 경영진의 역할이 커지거나 추가로 인재 영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이르면 6일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올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 실적을 낸 SK하이닉스의 임원 승진 규모와 주요 경영진의 연임 여부에 시선이 몰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면서 연말 인사에서 역대 두번째로 많은 41명의 임원 승진자를 냈다. 올해는 더 좋은 실적을 본 만큼 승진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내년에 낸드플래시사업 경쟁력 확보를 주요 목표로 앞세울 계획을 세운 만큼 조직개편과 인사도 이런 기조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사업은 삼성전자 출신의 정태성 낸드사업총괄 사장과 토니 윤 낸드개발사업총괄담당 부사장 등 외부에서 영입된 경영진이 주도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정 사장은 낸드플래시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설계와 상품기획 등을 거친 인물로 SK하이닉스가 2016년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영업손실을 본 뒤 구원투수 역할로 영입됐다.
윤 부사장은 미국 반도체기업 출신으로 2015년에 SK하이닉스에 합류해 낸드플래시 기반 SSD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인 컨트롤러 개발을 주로 담당했다.
윤 부사장은 올해 초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관련된 조직을 개편한 뒤 컨트롤러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관련된 솔루션 전반을 담당하는 쪽으로 역할을 넓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세계에서 가장 앞선 72단 3D낸드 공정 개발과 양산 안정화에 성공하면서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가 SSD에 사용되는 컨트롤러 기술을 내재화하고 기업용 SSD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고객사를 대거 수주한 것도 정 사장과 윤 부사장을 영입한 뒤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내년부터 모두 20조 원의 투자를 계획한 낸드플래시 전용 M15 공장이 본격적 가동을 앞두고 있어 낸드플래시사업에서 큰 도약의 기회를 안고 있다.
따라서 SK하이닉스가 이번 정기인사에서 낸드플래시사업 핵심인 정 사장과 윤 부사장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는 보직인사를 실시하거나 이들을 중심으로 낸드플래시 관련된 조직을 강화하는 추가 재편 작업을 실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세계 주요 경쟁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만큼 정 사장이나 윤 부사장과 같은 반도체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해 인력을 더 강화할 수도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과
김준호 SK하이닉스시스템IC 대표이사 사장 등 SK하이닉스의 차기 CEO 후보로 꼽히는 경영진도 모두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이다.
▲ 정태성 SK하이닉스 낸드사업총괄 사장(왼쪽)과 토니 윤 낸드개발사업총괄담당 부사장. |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하이닉스가 SK그룹에 인수되기 전부터 반도체 연구개발을 총괄해온 전문가로 인수 뒤 대표이사에 올라 SK하이닉스의 급성장을 주도한 성과를 인정받는다.
박 부회장은 2013년부터 6년 동안 SK하이닉스 CEO를 맡았는데 유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사상 최고 실적을 이끌어낸 성과가 있는 데다 SK그룹 CEO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글로벌성장위원장을 담당하며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 임기도 2021년까지 남아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에 당분간
박성욱 CEO체제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 인사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