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계열 대부업체를 총괄하기 위해 세운 ‘아프로파이낸스대부(한국법인)’를 지난해 말에 청산하고 원캐싱대부의 사업 전부를 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 넘긴 데 이은 대부업 철수 작업의 일환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의 대부업 철수는 금융위원회에 약속한 시점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를 추진하면서 대부업을 모두 청산하겠다며 금융위에 미즈사랑과 원캐싱은 2019년 말까지, 러시앤캐쉬는 2024년 말까지 청산하겠다고 약속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주력 사업이었던 대부업에서 발을 빼는 이유는 일본기반의 대부업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상태에서 국내에서 주요 금융회사를 인수하기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증권사를 인수해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증권사를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꿈을 품고 있지만 일본에 기반을 둔 대부업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아프로서비스그룹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을 번번이 넘어서지 못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금융당국의 인수승인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무산됐다.
최 회장은 2015년 LIG투자증권, 2016년 리딩투자증권 등 증권사 인수를 몇 차례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상대방인 매각 희망회사에서도 최 회장이 인수의 뜻을 전해오면 금융당국의 인수승인 거절 가능성을 걱정하고 시간과 비용 등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최 회장이 지난해에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온 곳에 관심을 뒀지만 모두 실패한 이유다.
최 회장은 해외에서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2016년 인도네시아에서 OK뱅크(옛 안다라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디나르은행을 추가로 인수했다.
인도네시아 디나르은행이 상장사인 만큼 OK뱅크를 흡수합병해 인도네시아 중대형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JB금융지주와 손잡고 함께 인수한 캄보디아 프놈펜 상업은행도 호실적을 이어가며 동남아시아에서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은행업 경험을 쌓는데 제 역할을 하고 있다.
◆ 지배구조 정비해 국내 인수합병 다시 두드리나
최 회장은 과거 인수합병 실패 사례를 경험삼아 국내에서는 당장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하기 쉽지 않은 만큼 대부업 청산에 속도를 내면서 해외에서 제도권 금융 노하우를 쌓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 아프로서비스그룹 기업로고.
일본을 기반으로 하는 대부업 자본이라는 꼬리표를 확실히 떼어내는 모습을 보이고 국내에서 저축은행과 캐피탈, 해외에서는 은행업을 다루며 종합금융그룹의 초석을 닦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최 회장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대부업 청산 작업이 이뤄지면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지배구조는 한국 법인인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 아래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을 두고 일본에 기반을 둔 J&K캐피탈 아래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인도네시아 안다라은행 및 디나르은행 등 해외 은행을 소유한 구조가 된다.
최 회장은 J&K캐피탈과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의 지분 100%를 각각 소유해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와 J&K캐피탈을 두 축으로 그룹을 꾸려가고 있다.
일본을 기반으로 한 회사를 중심으로 해외 은행 지분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법인을 내세워 국내에서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회장은 2007년부터 8년 동안 ‘9전10기’ 끝에 OK저축은행을 인수할 정도로 뚝심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물”이라며 “그룹 전반의 정비 작업이 마무리되면 국내 증권사 인수를 목표로 다시 도전장을 낼 채비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