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29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적용할 ‘제3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감독위는 이번 종합계획에서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매출총량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며 매출총량 규제 기준을 기존 국내총생산(GDP)의 0.54%에서 0.619%로 15%가량 상향했다.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내국인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 등 감독위가 관리하는 7대 사행산업의 합법적 매출총량 규제 기준은 2017년 국내총생산 기준 9조2360억 원에서 10조6860억 원으로 1조4500억 원가량 늘어난다.
매출총량 규제 완화는 강원랜드의 매출 확대로 직접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감독위는 매년 사행산업 전체의 매출총량 목표를 정한 뒤 각 합법 사행산업의 매출 규모에 따라 매출총량을 기관별로 분배한다.
강원랜드는 감독위가 2009년 사행산업 감독을 시작한 이후 7대 사행산업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규제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업체였는데 2017년부터 테이블 가동 축소 등을 통해 규제를 강하게 준수하면서 실적이 후퇴했다.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은 10월 국감에서 2009년 매출총량 규제 도입 이후 강원랜드가 지속적으로 규제를 어기고 있다는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올해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한번 지켜봐 달라”며 규제 준수를 약속하기도 했다.
강원랜드는 2018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면서 2년 연속 실적 후퇴가 확실시되는데 내년 매출총량 규제 완화에 힘입어 3년 만에 실적이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성준원 연구원은 “매출총량 확대는 결정됐지만 확대 비율을 2019년에 한번에 올릴지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올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2023년까지 비율을 단계적으로 올린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강원랜드 매출은 2023년까지 매년 8.1% 성장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문태곤 사장은 감사원 공보관, 비서실장, 기획관리실장, 제2사무차장 등을 역임하며 감사업무에 잔뼈가 굵은 관료출신으로 채용비리로 위상이 크게 하락한 강원랜드를 재정비하기 위해 2017년 12월 강원랜드 대표에 올랐다.
감사원 출신이자 비강원도 출신이 강원랜드 대표에 오른 것은 문 사장이 처음으로 강원랜드 쇄신을 향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강원랜드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 강원랜드 카지노 사업장.
문 사장은 취임 이후 채용비리에 단호히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단 한 분기도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지역사회 등으로부터 경영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들었다.
그는 취임사에서 “지역사회에서 전문경영인으로서 경험과 역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사장은 취임 때부터 경영능력에 의심을 받으며 실적 개선 압박을 받았는데 이번 매출총량 규제 완화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문 사장은 그동안 추진하던 사업 다각화도 조금 더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는 현재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카지노사업을 통해 올리고 있는데 2025년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의 시효 만료에 따라 카지노사업을 대체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야 한다.
문 사장은 7월 개장한 워터파크를 기반으로 ‘4계절 가족형 복합리조트’를 목표로 삼고 카지노사업 매출 비중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매출총량 규제 완화 여부와 상관 없이 기존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비카지노사업의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사장은 10월 국감에서 “강원랜드의 사업경험을 중심으로 잘할 수 있는 일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과 연계해 파급 효과가 큰 사업들을 중장기 계획에 반영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