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로 내놓은 아이폰XS 시리즈와 아이폰XR의 초반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분석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그동안 애플이 힘을 싣던 ‘고가 전략’의 고집을 꺾고 내년부터 아이폰 가격을 낮춰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30일 미국 CNBC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와 시장 조사기관에서 아이폰XR의 초반 판매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 캐너코드는 “아이폰XR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해 내년까지 아이폰 출하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아이폰XR에 부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고 바라봤다.
골드만삭스는 새 아이폰의 수요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고 UBS는 4분기 아이폰 판매량 추정치를 기존 7500만 대에서 7350만 대로 낮춰 내놓았다.
애플이 아이폰XR의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 아이폰XS 시리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재를 사용하고 디스플레이 해상도도 낮춘 점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아이폰XS의 판매량도 아이폰XR을 밑돌고 있다.
애플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최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아이폰XR은 출시 직후부터 전체 아이폰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비중을 보이고 있다”며 “애플의 주류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애플이 최대한 많은 소비자를 확복하기 위해 가격이 비교적 낮은 아이폰XR의 판매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이폰XR에도 새 고성능 프로세서와 얼굴인식 기능 등이 적용된 만큼 고사양 게임이나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한 앱 등 콘텐츠의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아이폰XR이 미국 기준 749달러부터 출시돼 주요 경쟁사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소비자들에 여전히 비싼 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성과를 확인하기 어려워진 상황에 놓여있다.
CNBC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새 아이폰이 정식으로 출시되기 전에 아이폰XR의 가격이 600~700달러, 아이폰XS 가격이 800~900달러 사이부터 매겨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스마트폰시장이 빠르게 침체되고 있어 고가 스마트폰의 수요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은 예상을 뒤집고 새 아이폰의 평균가격을 예상보다 높게 내놓으며 고가전략의 성공을 자신했다.
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 가격을 놓고 “소비자들에 충분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무리 비싸더라도 가장 좋은 아이폰을 사려는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아이폰XS와 아이폰XR의 판매량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만큼 애플이 결국 자존심을 꺾고 차기 아이폰의 가격 인하를 심각하게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증권사에서 내놓는 내년 아이폰 판매량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수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애플이 가격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